'평화·인권의 최종체제를 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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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0년전 나의 조국 소련과「유럽」의 반은 폐허밖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은 죽어간 사랑하는 사람들을 애도했으며 아직도 슬퍼하고 있다.
사상 가장 무서운 2차 대전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전쟁의 개념은 최악의 재난이자 모든 인류에 대한 악의 관념이 되어버렸으며 세계를 바라보는 관조의 기초가 되었다.
스스로를 존엄하게 유지하려면 평화와 진정한 화해, 순수한 군비축소를 바라는 인간의 일반적 열망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때문에 나는 나의 활동을 평화에의 기여로서 평가해준 데 더욱 감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노벨」위원회의 결정이 평화의 보호와 인권의 수호사이의 가교를 강조함으로써 인권의 보호가 곧 순수하고 보다 장기적 국제협력을 보장한다는 것을 강조한데 대해 특별히 기쁘게 생각한다.
「노벨」위원회는 이로써 나의 활동의 의미를 설명했을 뿐 아니라 강력한 뒷받침을 해준 것이다.
불법적이고 전제적 행위로부터 정치적 권리와 민권을 방어하려는 사람에게 상을 수여함은 인문의 장래를 결정짓는데 중대한 역할을 하는 하나의 원칙을 확인했음을 의미한다.
여러분의 결정은 이 같은 원칙의 수호를 위해 고가의 희생을 치른 수많은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기쁨과 커다란 선물을 안겨준 것이다. 그 대가로 그들은 자유를 상실하고 실업과 빈곤과 박해의 대상이 되었으며 국외로 추방되었다.
나는 이밖에 또 다른 사실을 알고 있다. 즉 현 사태 속에서 강력하고 거대한 국가의 지도자들의 공식적 개념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에게 상을 수여한다는 것이 지적용기의 행동이며 위대한 평등의 행위라는 것을 안다.
이로써 나는 「노벨」위원회의 결정을 더욱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나는 또 이 수상이 화해의 진정한 정신과 관용의 시현임을 알고있다.
나는 현재 여러분들의 결정을 회의적으로 모는 분개하여 보고있는 사람들조차 언젠가는 이 같은 견해를 공유하게 되기를 희망하고있다.
소련당국은 내가 국가와 군사에 관한 기밀을 알고있다는 이유로 나의「오슬로」여행을 거부했다. 나는 이 안보문제가 소련당국이 수락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불행히도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오늘의 식전에 참석할 수 없다. 나는 해외에서 나를 위해 식전에 참석해준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나는 또 나의 당국 소련에서 정의·합법·명예의 대의를 지켜온「발롄틴·투르친」「유리·을로프」두 친구와 형무소에 수감중인「세르게이·크발데프」「안드레이·트베르드몰텐」을 초청했으나 갈 수가 없었다.
나는 나의 모든 손님들을 친절히 대해줄 것을 여러분들에게 당부하며, 그리고 평화와 인권원칙의 최종승리를 확신하며 이 연설을 끝내고자한다.
이 희망이 달성될 수 있는 최장의 표시는 온 세계에서의 전면적인 정치적 사면과 모든 곳에 있는 전체복역수들의 해방일 것이다. 정치적 사면을 위한 투쟁은 인간의 진실을 위한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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