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구미 딸 김은경, 김여정과 대학동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김여정(左), 김은경(右)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딸 김은경(26)씨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과 직장 동료였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최성룡 납북자 가족모임대표를 인용해 “김여정과 김은경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같이 컴퓨터를 전공한 동갑내기”라며 “김은경은 김여정의 추천으로 정부기관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두 사람은 지난해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는데 현재도 같은 부서인지는 확실치 않다”며 “김여정이 대일 외교의 중요 인물로 김은경씨를 후하게 대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이달 초 김여정을 ‘당 중앙위원회 책임간부’로 소개했으며 현재 김정은 위원장과 당 간부의 일정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TV아사히는 이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인 2012년 7월 평양을 방문한 ‘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가 메구미 납치 문제를 해결할 것을 김 위원장 면전에서 촉구하자 바로 (메구미의 딸인) 김은경을 중요 기관에 배치했다는 소문이 이미 2012년 8월께부터 나돌았다”고 보도했다.

 변진일 코리아리포트 편집장은 “북한은 향후 김은경을 북한대표로 일본에 파견하거나 혹은 문안 인사차 고령인 메구미 부모를 만나기 위해 일본을 찾게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상징성을 감안해 대일 외교의 중요한 존재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 정부는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각의를 열고 향후 대북 대응을 논의했다.

각의가 끝난 뒤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상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의 귀국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재 해제는커녕 한 푼의 지원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19∼20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열리는 북·일 적십자 실무회담 및 외무성 과장 간 비공식 협의에서도 이 기본 방침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납치문제 해결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일본이 독자적으로 북한과의 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을 견제하고 나선 것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