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첨단 P-8A 앞세워 인도양 수색 … 대잠초계기 없는 중국, 남중국해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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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8일 새벽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수색현장이 미·중 간 군사력 각축장으로 바뀌고 있다. 홍콩 ‘아주주간’ 최신호는 실종 해역에 파견된 함정과 군용기들이 수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마카오 국제군사학회의 황둥(黃東) 회장은 “이 해역은 평시에 중국 해군이 들어갈 수 없던 곳”이라며 “상대방의 군사 운용 실태와 전력을 관찰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펜타곤(미 국방부)은 최첨단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벵골만 수색임무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최첨단 센서 운용요원 9인이 잠수함 탐색을 주 임무로 하는 P-8A는 남중국해에서 수색을 진행한 핀크니함과 P-3C 오리온의 임무를 이어받았다. 펜타곤 대변인 스티븐 워런 대령은 “말레이시아의 요청으로 구축함 키드함을 서쪽 수색지역인 믈라카해협 북부에 파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다만해, 벵골만, 인도양 북부를 포함하는 서부 수색지역은 매우 광범위하다”며 “우리는 향상된 해양 수색능력을 갖춘 P-8A의 활약에 흥분해 있다”고 말했다. 최첨단 전력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P-8A 포세이돈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재균형 정책에 따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첫 실전 배치됐다.

 인공위성 10대, 함정 9척, 군용기 2대, 함재 헬기 5대 등으로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팀을 운용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에 밀리는 모양새다. 중국은 14일까지도 주요 수색지점은 여전히 남중국해라고 발표했다. 15일 말레이시아가 납치 가능성을 발표하자 범정부 대책회의를 열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조만간 새로운 수색계획을 마련해 수색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6일에도 중국중앙방송(CC-TV)은 “해상수색구조센터가 ‘수색 역량 유지’ 원칙 아래 함정들에 추가 명령 대기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신중함은 역량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대형 대잠초계기가 없다. 미군 P-3C에 상응하는 ‘가오신(高新) 6호’가 시험 운용 단계다. 인공위성 역량도 뒤처진다. 미국은 ‘우주기반 적외선 시스템 ’을 이용해 탐지된 공중 폭발은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세계 3위의 위성대국인 중국은 베이더우(北斗)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구축해 수색작업에 투입했지만 성과가 없다. 미국이 운용 중인 조기경계 위성은 아직 보유하지 못했다.

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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