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 토의에 적극참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국제역사학대회(14차)에 참석했던 한국대표단 14명이 11일 귀국했다. 71년「모스크바」대회 때 가입한 우리나라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소련을 비롯하여 세계 67개국 3천2백 여명의 학자들이 참가, 미국「샌프런시스코」의「페어먼트·호텔」에서 8월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계속됐었다.
한국측 대표로서『문화의 중심과 주변』이라는 주제를 발표했던 전해종 박사는『동양학 부문에서 한국학자들이 토의에 적극 참여해 한국사학계의 국제적 위치와 수준을 측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북한은 주제논문 발표자 수(1명이 기준이나 3명)를 지나치게 요구, 주최측이 거부함으로써 이에 불만,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련·몽고·동구제국이 대거 참석하여 논문토론 때에는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토론장 같았다고 한다.
소련대표단 중「M·P·킴」이라는 한국인 2세 학자가 있어 한국학자의 관심을 모았는데 유홍렬 박사(성대대학원장)는 그가「소련과학원 동서교섭사 연구소장」으로 있다고 전하면서 8월30일「샌프런시스코」에서 열렸던「교포위안의 밤」에도 참석하여『한국이 초대하면 꼭 가겠다』고 했다. 그가 살고있는「우즈벡」공화국에는 30만명 정도의 교포가 살고있고 그의 연구소에는 25명의 직원이 동서의 교섭자료를 번역하고 있다 한다.
한편 전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중요 논문으로『역사에 있어서의 생성과 구조와 발전』(독·「E·엔겔버크」)『역사서술의 가치창조와 가치판단』(화란·「E·케린」)『혁명』(미·「베일린」)『「아시아」「아프리카」에서의 전통과 변혁』(일·「S·김파라」)『역사와 사회』(소·「A·I·다닐로프」)등을 열거했다. 이중「베일린」교수의『혁명』은「프랑스」·미국혁명을 예로 들면서 혁명에 대한 개념을 예리하게 분석, 각국학자들의 관심을 모았다고 한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각국 대표들은 한국학자들이 준비해 간『한국학 관계 논문 총목록』을 받고 귀중한 자료라고 하며 각국에서 몇 부씩 더 가져가는 소동을 빚었다고 한다. 5년 후에 일리는 15차 세계대회는「유고슬로비아」에서 열기로 정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