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에 새 조류 서민생활사 발굴에 역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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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적으로 과거의 역사를 뒤지는 발굴「붐」을 일으키고 있는 고고학계에 조용한「혁명」이 일고있다. 혁명의 주된 내용은 찬란했던 왕실이나 귀족사회의 문화 유물을 중심으로 했던 고고학 연구 대상이 서민사회 중심으로 바뀐 것과 새로운 유물 연대 측정 방법의 개발-.
신 고고학이 하층 사회의 대중 문화에로 관심을 돌렸다는 단적인 예는 최근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옛 선박을 찾는 「해양발굴」을 들 수 있다.
옛날 서민들의 생활 필수품이나 물자는 주로 선박에 의한 수송이었으리라는 점에서 바다나 강속에 묻힌 배를 발굴, 뱃속에, 담겨있는 서민 유물들을 찾아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육지의 유물 발굴에도 왕릉이나 사원 같은 유적지보다는 서민 촌락이 형성됐던 유적지에 눈길을 돌린다.
미「펜실베이니어」대 박물관장인「윌리엄·코」박사는 이 같은 새로운 접근법을 쓰고있는 신 고고학을 『우리는 이제 전혀 대사원이나 왕궁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으며 다수였던 서민들의 경제·사회 생활을 고찰할 수 있는 유적지에 보다 흥미를 느낀다』고 설명한다.
일반 서민사회의 생활습관과 문화·경제 활동에로 눈을 돌린 신 고고학은 유물들의 발굴 조사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유적지 탐색에 신 고고학자들은 「컴퓨터」·항공 촬영·「레이다」·수중음파 탐지기· 핵 탐지기 등의 방법을 놀라울 정도로 개발하거나 발전시켜 이용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학·심리학 등의 사회과학을 적절히 원용, 통계자료들을 기술적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이미 일부 신 고고학자들은 땅을 파는 발굴 방법보다는 현존하는「오스트레일리아」나「보초와나」의 원주민들이 갖고있는 근대 유물들의 연구에 더욱 흥미를 갖는다.
신 고고학은 이제 『전혀 흥미가 없는 새로운 종교운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고고학계에 기반을 굳혔다. 「펜실베이니어」대 「로렌·아이슬리」교수는 신고고학을 『고고학이 인류 역사를 취급하는 학문이란 것조차를 잊고 인간 역사를 통계적으로만 취급하려는 자연과학만을 모방하는 엉터리』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구 고고학이나 신 고고학 모두가 다같이 공통된 한가지는『과거 역사를 밝혀 현대와 미래에 필요한 교훈을 얻자』는 기본적인 입장과 가정-
어쨌든 현대 고고학은 발굴이나 연대 측정방법에 놀라울 정도의 발전을 보이면서 온몸이 그대로 남아 있는 채 발굴된 2천년 전 시체의 신비를 풀어나가고 있다.
도기 연대 측정에 4반세기 동안 널리 이용돼 온「카븐」14「데이팅」이 최근에는 BC 5천4백년 전까지를 측정해 냈고 유골의 연대 측정에 많이 쓰이는「아미노」산 처리법은「카븐」「데이팅」의 측정 한계선인 4만년을 넘은 4만8천년 전의 벼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미 해양지리학 연구소장인「바다」바사는 「샌디에이고」지방에서 나온 사람 해골과 뼈를「아미노」산으로 측정, 4만8천년 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제4의 연대 측정법망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열처리 법은 중동에서 발굴된 것보다 5백년이나 앞선 BC3천5백년 전의 청동기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미「뉴스위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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