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파리」화단서 새 경지 개척 한 화가 이응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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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 미술의 본고장 「파리」에서 어엿한 작가 대우를 받는 고암 이응로씨 (71)는 동양인으로 보기 드물게 「파리」 화단에서 성공한 「케이스」.
19년째 「파리」에 살고 있으면서 불어를 할 줄 모르고 귀화 권유도 막무가내로 사절하는 떳떳하고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동양화가인 고암은 종래 동양화의 근년의 그의 작품은 영자 혹은 한글이 지닌 조형적 분위기를 현대적 공간 감각으로 재구성, 동양의 서화와 서구의 회화가 하나로 승화된 독자적 경지를 이룩하였다. 그러면서도 체질적으로 동양인인 그는 그가 자란 고유 문화 속에서 모든 작품의 근원을 찾아내고 있다.
61년이래 「파리」의 유수한 「파케티」 화랑과 계약, 그의 작품 활동은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다. 그는 「프랑스」를 비롯해 기법과 재료상의 막다른 골목에서 내부적인 커다란 개혁 운동을 추진, 이제는 인류적인 시각 예술로 확대시켰다. 그래서 그는 한갓 한국 화가로서 만이 아니라 세계의 작가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서독·스위스·미국·벨기에·그리스·이탈리아에서 숱한 초대전을 가졌고, 그만큼 그의 작품은 여러 미술관에 수장돼 있다.
그의 작품 재료는 눈에 띄는 아무 것이나 다 이용되고 있으며 판화·「태피스트리」·조각·도예·건물 벽화는 물론 재래식 서예전도 그의 명성과 더불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부인 역시 동양화가인 박인경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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