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병충해 방지(상)미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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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농사가 아무리 잘돼도 병충해를 방제하지 않으면 헛농사나 다름없게 된다.
약제를 전혀 뿌리지 않을 경우 병충해에 따른 벼농사 감수량은 기본 수확량의 최고 40%에 달하며 전국 평균으로는 20.8%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겨울의 날씨가 따뜻했기 때문에 올해는 이른 봄부터 각종 병충해가 극성을 떨었다.
거기에다 최근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날씨도 병충해 발생에 알맞은 높은 기온, 그리고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아 올해는 유달리 병충해가 만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벼농사의 경우 통일벼에는 문고병(잎집무늬마름명), 일반 벼에는 잎도열병이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지난 15일 현재 전국 병충해 피해 면적은 3만6천정보. 사전방제를 잘했기 때문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약 1만정보나 줄었지만 앞으로의 날씨가 병충해 번식에 도움을 줄 전망이므로 이의 방제 여부가 풍·흉작을 좌우할 것 같다.

<우리나라엔 모두 47종>
병충해 방제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①인체의 전염병 예방 조치와 마찬가지로 피해를 보기 전에 예방위주의 사전 방제를 철저히 해야하고 ②개별 방제보다는 집단으로(10∼50정보씩)약을 뿌려야 하는 점이다.
벼농사의 주요 병충해와 방제 요령을 보면-.
현재 번식하고 있는 병충해 종류는 모두 47가지.
피해가 심한 주된 병충해는▲병해로서 도열병·문고병·백섭고병(흰빛잎마름병),호섭고병(줄무늬잎마름병)▲충해로서 이화명충·애멸구·흰등멸구·벼멸구·흑명나방 등 9가지가 꼽히고 있다.
나머지는 대체로 발생 면적이 극히 작거나 기상 조건에 따라 발생 않거나 또는 주된 9가지 병충해 방제로 자동적으로 없어진다.
▲도열병=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을 때 또는 질소질 비료를 너무 많이 뿌렸을 때 발생한다. 가장 많이 번식하는 기장 조건은 습도 90% 이상, 온도 섭씨 24∼26도.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문고병과 함께 가장 많이 발생하고 피해를 많이 주는 병이다.
도열병은 3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묘열병은 5∼6월 ,잎도열병은 6∼8월 상순, 목도열병은 8월 중순∼9월 상순에 주로 발생한다.
도열병 약제로는 유제로 「부라에스」 「가스가민」 「히노산」 「키타진」, 분제로는 「가스가민」 「키타진」 「타후진」 「라브콘」 등이 있으며 살포량은 10α당 묘판에는 80ℓ, 본답 초기 80∼1백ℓ, 본답 말기 1백40∼1백60ℓ가 적당하다.

<특효약 없는 호섭고병>
▲문고병=너무 배게 심어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곳에 많이 발생하며 계절적으로는 7월중순∼8월하순에 심하다.
즉 섭씨 30∼32도의 높은 기온이 장시간 계속되고 벼포기 밑 습도가 96% 이상일 때 가장 발병이 심하다.
약제로는 액제로서「네오아진」, 유제로는 「프리옥신」 등이 있으며 볏대 밑 부분에 고루고루 잘 묻도록 약제를 뿌려야 한다.
살포량은 1천2백∼1천5백배 물을 섞어 10α당 1백20∼1백40ℓ씩 뿌리는 것이 가장 알맞다.
▲백섭고병=태풍이나 침수로 상처를 입을 때 반드시 발생한다. 이 때문에 벼를 심은 후 수확할 때까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며 따라서 태풍이나 폭풍으로 침수됐을 때는 날이 갬과 동시에 약제를 뿌려야 한다.
살포량은 7백∼1천배의 물을 섞어 10α당 90∼1백40ℓ가 적량.
▲호섭고병=애별구에 의해 매개, 전파되는 「바이러스」 병으로 남부 지방의 답리작 지대에 발병이 심하다. 계절은 5∼7월 중순 사이.
일단 이병에 걸리면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매개체인 애멸구를 방제하는 길 밖에 없다.

<충청 60%가 이화명충>
▲이화명충=충해의 60%가 이화명충 때문에 발생한다.
볏그루 등에서 유충 상태로 월동하기 때문에 겨울 날씨가 따뜻하면 이른봄부터 기승을 부린다.
일화기는 6월중순∼7월상순, 이화기는 8월상순∼8월하순에 주로 발생하며 약제로는 유제로「스미치온」 「노바치온」 「호리치온」 「리바이지드」 「마릭스」 「호스벨」 등이 있다. 유제 살포량은 10α당 전기 1천배액을 섞어 90∼1백ℓ, 후기에는 1백40∼1백60ℓ씩 뿌리는 것이 좋다.
▲애멸구=4월 중순부터 9월 하순까지 1년에 5번 발생하며 호섭고병까지 유발하므로 철저한 방제가 필요하다.
어린벌레로 논둑 잡초에서 겨울을 나기 때문에 2∼3월에 잡초를 불에 태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벼멸구·흰등멸구·흑명나방=7∼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약제로는 유제로 「다이아지논」「다이아졸」「엘산」「시디알」, 분제로는 「밧사」 등이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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