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 번이면, LTE 요금 5000원 줄어드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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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휴대전화 이용 고객이 자신의 데이터·음성통화 이용량을 직접 골라 요금제를 설계하는 ‘DIY(Do It Yourself, 본인이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요금제’ 시대가 본격 막을 올렸다. SK텔레콤·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이동통신 3사 중 마지막으로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위한 선택형 요금제를 출시하면서다. 이젠 대부분의 고객이 자신의 통화이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는 13일부터 이통 3사의 순차적 영업정지가 시작되지만 같은 회사에서 요금제를 갈아타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선택형 요금제 체계를 잘 알아두면 적잖은 통신요금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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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정액 요금제 가입자들은 제공되는 음성통화·데이터를 다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1만원 정도 싼 한 단계 아래 요금제를 써도 부족함이 없었다.

 선택제 요금제를 이용하기 전에 자신의 휴대전화 이용 패턴을 알아보면 요금제를 고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운영하는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www.smartchoice.or.kr)’에 들어가면 이용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음성·데이터 사용량, 단말기 종류, 나이 등을 입력하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추천해준다.

 선택형 요금제는 자신의 이용 패턴에 맞는 음성 및 데이터 이용량을 선택해 조합하면 된다. 예컨대 LG유플러스의 선택형 요금제의 경우 음성은 100분·200분·300분·400분 중에서, 데이터는 250MB·500MB·1GB· 2GB·3.5GB·7GB 중에서 각각 하나씩 선택하는 식이다. 총 24개의 조합 중 낭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요금제를 고르면 된다. 업계에서는 평균적으로 5000원 정도의 통신비가 절감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선택형 요금제는 비슷한 구조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다만 음성통화가 많은 사람이라면 SKT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게 다소 유리하다. ‘T끼리’ 맞춤형 요금제는 SKT 가입자 간에는 음성통화가 무료다. 현재 휴대전화 가입자의 약 50%가 SKT를 이용하기 때문에 혜택이 크다는 게 SKT의 설명이다.

 예컨대 음성통화를 월 400분, 데이터는 1GB 정도를 쓰는 SKT 고객의 경우 기존 요금제에서는 월 7만2000원 하는 ‘LTE72’(음성통화 450분, 데이터 10GB 기본제공)를 선택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9GB나 남아돌아 낭비였다. 이젠 음성 400분, 데이터 1.5GB를 제공하는 맞춤형 요금제를 골라 월 6만500원만 내면 된다. 매달 1만1500원의 돈이 굳는 셈이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다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KT ‘광대역 안심무한’을 추천한다. 15GB까지 데이터를 LTE 속도로 쓸 수 있다. 다만 15GB를 초과한 이후에는 데이터 이용속도가 400Kbps로 느려진다. 예컨대 음성통화 사용량이 월 100분 정도라면 ‘광대역 안심무한’에 음성통화 100분을 선택해 매달 6만7000원을 내면 된다. 소비자원 김선희 차장은 “일반적으로 맞춤형 요금제는 음성이나 데이터 중 어느 한쪽을 훨씬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혜택이 크다”며 “동영상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면 데이터에 특화된 요금제를, 반대로 음성통화가 많고 데이터를 쓰지 않는다면 음성통화에 특화된 요금제를 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음성 및 데이터를 골고루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는 맞춤형 요금제로 갈아타는 게 되레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월 음성 350분, 데이터 5GB를 소비하는 SKT 사용자의 경우 기존 요금제에서는 월 6만2000원(LTE62요금제)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맞춤형 요금제에서는 ‘음성 400분’과 ‘데이터 6GB’(6만7500원)를 선택해야 해 돈을 추가로 내야 한다.

 특히 자신의 매달 이용하는 음성 및 데이터양을 파악하지 못하고 맞춤형 요금제를 선택한다면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음성통화의 경우 기본 제공량을 초과하면 초당 1.8원, 데이터는 0.5KB당 0.01원의 요금이 더 붙는다. 음성은 100분 초과 시 약 1만800원, 데이터는 1GB 초과 시 약 2만1000원의 요금을 더 내야 한다는 뜻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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