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커피전문점 창업 성공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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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웬만한 도심 상가는 물론 주택가에서도 커피전문점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예전 편의점을 보는 것 같다. 이런 추세는 국내 커피시장 성장과 맞물린다. 우리나라 커피시장 규모는 2012년 3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커피전문점과 커피음료·커피믹스 등 커피 관련 모든 제품의 매출을 합쳐서다.

자영업 수준 거피전문점도 몇 집 건너 한 집이다. 거리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 브랜드 커피 못지않은 맛있는 고급커피를 즐길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창업시장에서는 어려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지금 커피전문점을 창업해도 성공할 수 있을까. 한 통계자료를 보면 국내 대형 커피 브랜드 매장이 2009년 1063개에서 2011년 2524개로 137% 증가했다. 독립브랜드 매장까지 합하면 커피전문점 창업시장은 더욱 치열하다. 그런데도 꿈꿔온 커피전문점을 창업하겠다면 정확한 시장 분석과 준비가 필요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비자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창업 전략을 짜야 한다.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좋아한다. 쇼핑하거나 일하면서 마실 수 있는 테이킹 아웃점을 선호한다.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도 뚜렷하다. 예컨대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장소가 아니라 커피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브랜드가 있다. 커피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해 차별화한 브랜드, 다양한 메뉴의 디저트를 특성화한 곳도 있다.

내가 하려는 커피전문점은 어떤 경쟁력이 있는가. 창업 전에 재료·메뉴·분위기·서비스·입지·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 첫째, 신선한 재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 커피 수입량은 연간 12만6000여 t으로 세계 6위다. 사업주 역량에 따라 경쟁력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둘째, 안정적인 재료 확보는 메뉴 경쟁력으로 연결된다. 독창적 레시피로 차별화된 맛을 내고, 일정한 품질도 유지해야 한다. 다양한 부가 메뉴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 가격은 합리적이어야 한다. 저가 제품이 아니라 최적의 원가와 고품질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청결한 매장과 차별화된 인테리어로 독특한 점포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신속하고 친밀한 고객 응대로 회전율과 고객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다섯째, 점포는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편리하고 단골 고객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 여섯째, 참신한 디자인과 광고, 고객층에 맞춘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

어느 업종이나 창업을 하려면 상권에 따른 매장의 컨셉트 확보와 차별화된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 내 커피전문점은 어느 부분에 맞춰 전략을 세워야 할까.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요소지만 위에서 언급한 여섯 가지 중 두세 가지 이상 남들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다면 커피전문점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선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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