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송이가 콕콕 누르자 … 네이버 라인 하루 다운로드 60만 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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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천송이가 스마트폰을 들고 도민준에게 문자를 날린다. ‘뭐해?’ ‘자?’ 도민준은 천송이의 문자를 읽지도 않는다. ‘이런 븅자년 벼락 맞을 놈. 버티고개나 가서 밤새 앉아있어라’. 천송이는 도민준의 대답을 듣기 위해 화를 내기도, 애교 띤 토끼 스티커를 날리기도 한다. 천송이가 이용한 모바일 메신저는 네이버의 라인이다.

 ‘천송이노믹스’는 정보기술(IT) 업계에도 불어닥쳤다. 카카오톡에 밀려 한국 내 2위인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별에서 온 그대’의 간접광고(PPL) 효과를 타고 지난달 18일 국내 이용자 수 1000만 명을 넘겼다. 네이버 라인 이용자는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총 3억7000만 명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에 밀린 후발 주자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순이용자 수가 314만567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드라마 방영 이후 라인은 주요 앱 장터에서 하루 평균 다운로드 건수가 60만 회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 인기를 얻어 순위가 급상승했다. 3일 글로벌 앱 분석업체 ‘앱애니’는 드라마 마지막 회 방송일인 지난달 27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라인은 국내 인기 무료 앱 순위 14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구글플레이에서는 국내 인기 무료 앱 10위를 기록했다. 라인이 ‘별에서 온 그대’에 PPL을 시작한 1월 16일에는 앱스토어에서 81위, 구글플레이에서는 72위였다.

 네이버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월 29일 주인공인 천송이 스티커를 무료로 배포했고, 지난달 17일부터는 1달러99센트에 정식 판매도 시작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드라마 PPL 덕분에 국내외에서 회원 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라인 캐릭터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케이블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서 라인의 폐쇄형 SNS인 ‘밴드’를 PPL로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 라인의 추격을 받고 있는 카카오톡도 드라마 PPL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말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두 주인공 김탄과 차은상의 주요 의사소통 수단이 카톡이었다.

최준호·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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