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고·만학… 영광의 학사모 방송통신대 졸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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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8일 거행된 제2회 한국방송통신대학 졸업식에서의 우수상을 받은 경남 김해군 대저국민학교 교사인 임정희씨(35)는 남편 조령덕씨(36·경남밀양군 남산국교사)와 나란히 초등교육과를 졸업해 화제를 모았다.
부산 사범고의 1년 선후배이기도 한 이를 부부교사는 이날 아들 민성(7)민석군(4)의 축하와 함께 『아빠성적이 엄마보다 떨어졌다지-』하는 농담을 받으면서도 더없이 기뻐했다. 「라디오」를 머리맡에 두고 나란히 누워 강의를 듣다가 어느 한쪽이 잠이 들면 대신 「메모」를 해두었다가 보여주는 알뜰한 정성과 사랑 속에서 지난 2년을 지내왔다며 『제일 괴로왔던 때는 새벽에 맑은 정신으로 강의를 들을라 치면 칭얼대는 두 아들의 방해』였다고 임씨는 교사와 학생·가정주부의 3역을 해낸 고충을 털어놓았다.
○…졸업생 중 최고령자는 3남2녀의 가장인 전남 광양군 교육청 학무과장인 53세의 이병주씨(행정과졸). 지난47년 순천조례국민학교 교장을 지내는 등 35년간 교직에 머무르며 숱한 제자를 길러내기도 한 이씨는 만학의 기쁨을 자랑하면서도 『영어과목이 제일 어려웠다』며 협력대학인 전남대 교수들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사각모에 「가운」을 입은 자신이 보람스럽다』고 말한 이씨는 이제까지 고집을 부려 혼자 판단하고 해결하던 습성을 버리고 집단의 지혜를 존중, 개발하여 부하직원을 이끌어 가겠다고 새 포부를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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