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진선미를 당신의 것으로

인간은 「토인비」가 말한 것처럼 진리를 발견하려고 하는 충동을 가지고 있다. 즉 참된 것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학문정신이요, 과학정신이다.
이러한 참된 것은 「베이컨」이 말한 것처럼 진주나 금강석과 같아 광채가 있고 아름답다. 그 구조는 더 말할 것 없이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는 그 구조의 아름다움에 도취하고 말게된다. 그러므로 침식을 잊어버리고 몰두하게 되기도 한다.

<끝없는 희열 주는 진리와의 대화>
우리는 참된 것을 찾고자, 또는 창조하고자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매일같이 생각하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고 할수가 있다. 참된 생활을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생각도 틈도 없다.
책과 자기밖에는 없다. 그러나 고독하지 않다. 진리가 내 마음 안에 있기 때문이다. 진리와의 대화는 무한한 희열을 가져다주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한 수학자가 밤새도록 문제를 풀다가 아침 학교에도 나가는 것을 잊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참된 것의 아름다움에 심취하다보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
참된 것을 찾기 위해서 자기 육체를 직접 실험대상으로 사용했던 의학도나 과학자들도 많다. 이러한 것도 진리를 갈구하는 마음 때문이었으리라. 사람의 참된 것을 추구하는 본성은 그 생활 속에서도 볼 수가 있다.
다음은 선한 것을 추구하려는 본능이 있다. 「칸트」는 『선 그것은 우리들의 의무이다. 또 선한 의지가 좋다는 것은 선한 의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또「톨스토이」는 『인간관계에서 선은 의무적이다』라고 말하고 선량한 생활을 줄곧 생각하고 있는 사람만이 선량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선의 세계는 도덕의 세계이기도 하다. 「칸트」가 말한 것처럼 선이란 내 마음속에 있는 아름다운 도덕률인 것이다. 이 선의 저조도 진리의 구조와 같이 아름다운 것이다. 공자도 진실이 없으면 선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선은 진실에 입각할 때 실행 가능>
선의 궤도는 자주의 궤도와 같이 아름다운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 매혹되고 도취되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하기 어려운 것이 선이라고 하겠다. 진실이 없는 선은 있을 수 없다. 또 선과 진리는 서로 제약하고 제약을 받는다고들 흔히 말한다.
「키케로」는 선행의 보수는 선량한 행위의 의식 그것 속에 있다고 했다. 참으로 선행을 행하는 그 안에 모든 아름다움과 대가가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람은 미, 즉 아름다움을 찾고 추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곧 예술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미의 세계도 자기자신을 포함한 자연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감각적인 미뿐만 아니라 우리는 내적인 마음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발견할 수가 있다. 시나 문학에서 볼 수가 있고 경험할 수가 있다고 사람은 때로 자기 자신 안의 화면에 그려진 미에 감격하고 감동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은 거의 본능적으로 참됨과 선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려고 한다.
「라스킨」은 진리의 탐색이 시작되는 데서는 언제나 생활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성실함이 없이는 참된 것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진실만으로는 안 된다. 인내가 또한 필요하다. 진리란 길가에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진리는 깊은 산골짜기에, 또는 바윗돌 속에 있기 마련이다.

<성실과 인내로 진리의 맥을 찾아라>
성실과 인내를 가지고 찾아야 나을까 말까한 것이다. 진리를 안다는 것은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과도 같다. 진리를 알게 됐다는 것은 귀중한 보물 함을 갖게 됐다는 것과도 같다. 자기혼자만이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나게 마련이다. 선한 것도 마찬가지다.
석양의 창 밖 하늘에 보이는 연분홍색 구름 떼를 볼 때 그림이나, 시가 나을 것 같은 게 바로 미의 세계인 것이다. 우리는 자연의 한 모서리에 항상 미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진·선·미를 찾고, 행하고, 그리는 생활이 마음을 살찌게 하고 만족을 줄 것이다. 【윤일선】

<필자 약력>
한국과학기술진 전 재단고문·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1896년 서울 출생 ▲경도제대 의학부 졸업 ▲서울대 총장·동 대학원장·원자력원장·학술원 회장 등 역임 ▲학술원상·서울시 문화상 등 수상 ▲현주소-서울시 관악구 노량진동 산28의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