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땀 많이 흘리는 체질 고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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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손이 창백하고 차면서도 늘 젖어있는 체질의 사람이 있다. 이런 경향이 너무 심한 사람과 악수라도 하고 나면 이쪽 손이 젖기 때문에 속으로는 기분이 언짢을 때도 있다.
찬밥을 먹으면서도 얼굴에서 구슬 같은 땀을 홀리는 이런 사람은 겨드랑 밑에서도 땀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대개 목욕을 자주 하지만 여름에는 옷 밖으로 젖은 곳이 나타나기 때문에 상당히 창피할 때가 있다고 한다. 서류를 만지면 손자국이 나며 글을 종이에 쓰면 손가락이 닿았던 곳은 「잉크」가 번져 곤란을 본다.
여성인 경우엔 여름에 바느질을 하면 새 옷감이 젖어 당혹하게 된다.
심하면 여름에는 화장을 제대로 할 수가 없게 된다. 땀이 어떻게 얼굴에서 많이 나는지 화장이 얼룩지기 때문에 차라리 안 하는 편이 더 좋을 지경이다.
보통은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기 때문에 괜찮으나 정도가 지나치면 고민하게 된다.
무어 이렇다고 병들어 죽고 사는 문제는 일어나지 않으나 교정되어 따뜻하고 혈색 좋은 건조한 얼굴이나 손이 된다면, 그리고 겨드랑 밑에서도 불필요하게 땀이 나지 않게 된다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게 나쁘달 수는 없다.
약 5년 전에 이런 체질을 갖고 있는 처녀가 하필이면 한 여름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신경욋과에 찾아왔다. 그간 별별 치료를 다 했고 약도 수없이 써왔으나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기금까지 담당해오던 피붓과 의사가 신경욋과에 가보도록 권해서 왔다고 했다.
사람이 두 손을 머리위로 올린 자세에서 두 유방을 연결하는 선 이상의 몸의 혈색을 좋게 하고 따뜻하고도 건조한 몸이 되도록 하는 신경욋과 수술은 있으나 그 대신 두 유방 아래 부분의 몸에서 상대적으로 더 땀이 나온다고 이야기하자 그거야 괜찮다고 했다.
결국 이 처녀는 교감신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실에서 나오면서 벌써 어깨와 얼굴·손이 따뜻하고 땀이 안 나왔으며 유방 아래로만 땀이 나고 있었다. 의사로서 이 결과는 대수로운 것이 아닌데도 환자에겐 그렇게도 신기하고 좋았던 모양이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부는 푸짐한 선물을 가지고 인사 왔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 수술법은 최근에 더욱 개량되어 간단하고 안전하게 되었다. 신경욋과의사가 언제나 결과에 대해서 회심의 미소를 띨 수 있는 수술중의 하나다.<정환영(한양의대 신경욋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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