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로윌슨센터 한국사연구소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 센터에 연내 ‘한국사공공정책연구소’(이하 한국사연구소) 설립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17일 “지난해 11월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우드로윌슨 센터와 협력 관계를 맺고 한국사연구소 설립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센터 내 연구소 설립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인 하먼 우드로윌슨 센터 소장은 17일 국회 사랑재에서 의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미국의 공공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회의 역할에 대해 강연하고, 한국사연구소 설립과 관련해 진행 과정 등을 설명했다.

미 의회 소속 연구소인 우드로윌슨 센터는 1968년 설립 이후 한국 전쟁과 북한 체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싱크탱크 랭킹에서 지난해 10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제적 권위를 가진 연구기관이다. 학계는 이런 기관에 한국 역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설 연구소가 만들어질 경우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높이고 미국내 지한파를 양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드로윌슨 센터는 2006년부터 북한과 관련된 국제문서 수집 및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북한과 외교 관계가 있던 제3국을 통해서다. 지난해 8월엔 한국현대사포탈을 만들어 비밀해제 문서들을 공개해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프로젝트를 주관해 온 제임스 퍼슨 박사가 한국사연구소 소장을 맡게 될 전망이다.

연구소 설립을 위해선 재원 마련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우드로윌슨 센터는 의회 소속이지만 연간 예산의 30% 정도만 국가에서 지원받는다. 나머지 예산은 기업 등을 통해 충당한다. 한국사연구소 설립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여의도연구원 정재호 박사는 “연구소 설립 기금 마련에 국내 기업들이 많이 참여한다면 국제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국내 교과서 논쟁만 봐도 역사적 사실관계 정립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한국사연구소가 설립되면 객관적이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실 관계를 만드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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