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성택 잔존세력 1만 명 조사 중 … 6월까지 청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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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한 달력은 우리와 달리 지난달 31일(금요일) 하루만을 휴무일로 표시했다. 그러나 토요일과 일요일이 잇따라 사실상 연휴였다. 그러나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를 비롯한 공안 기관원들은 설 연휴기간에도 쉬지 않고 장성택 세력에 대한 소탕작업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당국자는 3일 “북한은 지난해 12월 12일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에도 잔존세력에 대한 청산작업을 아직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연휴기간에도 장성택의 친인척과 부하들에 대한 조사가 계속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장성택이 장악했던 당 행정부가 중국 등 해외에서 운영했던 식당(해당화 식당) 관계자 등 짧게는 일주일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난 사람도 있고, 핵심으로 분류돼 두 달째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청산작업은 6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부인인 김경희 당 비서를 제외한 장성택 주변 인물들을 4등급으로 나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장성택 라인을 뿌리째 뽑아내는 이른바 ‘여독청산(餘毒淸算)’ 작업이다.

 1등급인 심화조사 대상엔 지난해 말 처형된 장성택과 이용하 행정부 1부부장,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의 직계 가족이나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던 인물이 올라 있다고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집중조사를 하고 있다. 5남매인 장성택은 형제들의 가족과 사돈 등 직계가족만 100여 명을 두고 있다고 한다. 조카인 장용철 주 말레이시아 대사 부부와 매형인 전영진 쿠바 대사부부도 여기(1급)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들에 대한 처형설이 돌기도 했지만 아직 확인되진 않고 있다”며 “일부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것 같다”고 전했다. 처형된 인물들의 먼 친척이나 친하게 지냈던 인물도 각각 2·3등급으로 분류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4등급은 친척의 친척 등이 해당된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국가반역죄엔 연좌죄를 적용하고 있다”며 “여독청산을 위해 조사를 받는 인물들이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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