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방…북괴 찬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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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 특파원】일본의 동경교육대학 부속고교 입학시험에 한국을 비방하고 북괴를 찬양하는 왜곡된 내용이 출제된 사실이 밝혀져 재일 교포들이 분개하고있다.
지난 2월에 시행된 74년도 일본동경교육대학(전 동경교사의 후신)「오오츠까」부속고등학교 입시문제 중 사회과목 출제가(문제2) 북괴를 찬양한 것은 국립대학 부속고교의 출제였다는 점에서 일본 문교정책 또는 교육계 풍토에 대한 편파성을 단적으로 나타낸 일이다.
입시문제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괄호는 공란이며 그 공란 속의 국명을 정답으로 하고 있다)
◇(북괴)는 2차 대전까지 후진적 농업국의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독립 후(북괴)는 새로운 사회 경제체제에의 전환을 급속히 이룩해 자력건설을 기본으로 풍부한 지하자원을 개발해 1인당 석탄·전력·철강의 생산고를 선진공업국의 수준에 끌어올리고 또 국산「트랙터」등에 의해 농업의 대규모 기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점은(미국)과(일본)의 원조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경제건설을 추진해온(한국)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재일 거류민단 윤달용 단장은『일본 교육인들이 사실을 왜곡, 우방인 한국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난하고『이는 비록 1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하나 학생들이 한국을 나쁘게 인식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할 때 한·일 양국간의 우호에 악영향을 미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국내의 반향은 다음과 같다.

<학적입장서 불용>
▲김종서씨(서울대학교 방송통신대학장)=입시문제는 교육의 평가문제인데 평가에 정치적인 논쟁이 될 만한 것을 내는 것은 온당치 않다. 학자적인 입장에서 볼 때 있을 수 없는 문제다.

<저의에 분노할뿐>
▲김상준씨(서울 시교위 학무국장)=한국을 낮추려는 그들의 저의가 무엇인지 정부당국에서 철저히 규명, 시정해야할 것이다. 한마디로 일본인들이 식민지시대에 가졌던 한국에 대한 고식적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있는 걸로 보아 분노를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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