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횡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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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요즈음 봄철에 접어들면서 좀도둑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제까지 굳게 닫혔던 대문이 봄철이 되면서 열리게 되고 주부나 가정부들의 옥외활동시간이 늘어나면서 칩을 비우는 일이 잦아지자, 좀도둑들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좀도둑들은 행상을 하는 체 하거나 방랑 구걸 등 행위를 하면서 집 대문이 열려 있는 틈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집을 사러 오는 체하고 염탐을 한 뒤에 고가의 「텔레비전」등을 훔쳐 가는 일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검침원이나 호구조사원 등을 위장하여 집안을 사전 조사한 뒤 행하는 지능적 범행도 많기 때문에 좀도둑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하여서는 모두가 방심을 하지 말아야한다.
이들은 대체로 식구들이 적은 낮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곧 집주인들이 방심하고 있는 틈을 노리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행범의 검거는 상당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좀도둑을 예방하기 위하여 법으로 행상들이 가가호호를 방문하거나 직장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도 호별방문이나 직장을 방문하여 물건을 파는 외판원 등이 많다.
이러한 외판원들은 일종의「샐러리맨」으로 엄연한 직업인들이다. 그런데 좀도둑들이 이들을 가장하여 책과 화장품 외판이다, 광주리장사다 하여 가가호호를 방문하는 것이므로 큰 골칫거리라 아니할 수 없다.
좀도둑 중에는 상습 아편쟁이 라든 가 부랑아나 가정이 극빈하여 무단 가출한 자녀들이 또 적지 않을 것이다. 경찰은 이러한 우범 적 요소가 많은 사람들에 대한 보류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그러므로 특히 영세민들에 대한 생활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좀도둑의 횡행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곡 가가 치솟으면 날품팔이하던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겹치게 될 것이며, 이들에 대한 생활확보가 되지 않으면 먹고살기 위하여 우발적인 절도행위를 하게 될 가능성이 그만큼 불어난다. 따라서 정부는 이미 공약한 바 있는 일용 노동자들의 취업대책에 보다 적극성을 띄어야 할 것이다.
달리는 경찰의 인력과 예산으로써는 좀도둑의 검거나 예방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예산상 휘발유 값이 적어「사이 카」조차 반씩 밖에 운행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볼 때 경찰의 좀도둑 예방능력은 약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민들은 방범대를 야간에만 순회하게 할 것이 아니라, 아침 출퇴근 시간이라든가 장보러 가는 시간에도 순회케 하여 좀도둑들을 자체 예방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경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범죄예방에 있는 만큼 적어도 방범을 위한「사이 카」운행만큼은 최대한으로 늘리도록 해주기 바란다.
사소한 범죄행위가 많이 일어나면 그 피해자가 늘어날 것은 명확하며 피해자들이 경찰의 방범능력을 비웃게 될 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경찰은 좀 도둑이라 하여 결코 경솔히 다루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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