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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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앙대 의대 이규항 교수님|여성음주자의 임상적 고찰>
아직 눈에 뛸 정도는 아니지만 여성습관성음주자도 상당한 숫자를 차지하고 있음이 최근 중앙대의대 이규항 교수 「팀」(김종령, 이수일, 이길홍)의 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가계질병과 신경증적인 성격특성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은 이들 여성 음주자들은 사생활에 대한 적응도도 낮아 사화문제로 등장할 소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 조사는 72년 4월1일에서 73년 9월30일까지 17개월 동안 서울·밀양·예산·파주·부안 등 5개 지역에서 무작위 추출한 1천명의 여성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이 가운데 음주자로 자신이 질문에 응답해온 2백52명을 다시 습관성음주자 1백78명, 비습관성 음주자 74명으로 분류, 양군간의 차잇점을 비교하고 있다.
그 결과 여성습관성음주자도 남성습관성과 마찬가지로 가계질병이 대부분의 요인임이 밝혀졌다.
양친의 음주과 우울증 불화, 사춘기이전의 조기부모상실, 정신병적인 가정분위기 등이 여성들에게 성격장애를 유발시키며 이것으로 인해 「알콜」을 통한 갈등해소를 바라게 된다는 것이다.
음주자 가운데 88.8%가 성격장애자였으며 이 가운데 정서불안정의 순환성 성격이 51.1%로 가장 많다.
또 여성음주자의 증가추세는 직업여성의 증가로 과거와는 달리 별 제재 없이 공개석상이나 사교장에서 음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여성음주자의 연령층은 21∼25세가 전체의 52.8%로 가장 많은 편. 다음 26∼30세 31.7%, 15∼20세 6.3%의 순서이다. 이 가운데 20세 이전에 음주를 시작한 사람이 25.3%나 된다.
습관성음주자 가운데 10.1%가 술이 유일한 취미라고 대답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직업별로 보면 술집 종사자가 47.2%, 다음이 주부 13.5%, 상인과 회사원이 각 13.1%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고등학교 졸업이 42.5%로 가장 많고 다음이 중학졸업 23%, 대학졸업 16.7%의 순이다. 남성의 경우 생활수준이 낮을수록 습관성음주자가 많은데 비해 여성은 생활수준이 높을수록 음주자수도 높았다.
또 2백52명의 음주자중 서울에서 1백80명을 차지하고 있어 도시여성의 음주율이 높음을 알 수 있다.
형제순위로 보면 맏딸이 47.2%, 차녀가 16.2%, 세째와 막내가 각 14.3%였다.
음주요인이 가계질병에 의한 것인 만큼 결혼생활의 성공도가 미치는 영향도 크다. 건전한 이성관의 결여와 상호이해불충분 등이 음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여성습관성음주자는 90만을 헤아린다. 영국의 경우 남성대 여성의 음주비율은 5.3대1, 일본의 경우는 30대1로 나다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구미의 경우만큼 여성음주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진 않았다 하지만 여성음주가 훈계방면이나 벌금형 등의 법적 문제를 일으킨 것이 전체의 9%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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