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에 오토바이 백만 대...대기오염 세계으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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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만의 오토바이」가 몰려오는 것을 보고있으면 마치 전쟁에 가는 전차부합 같다. 월남수도 「사이공」만해도 약1백대의 일제 「오토바이」가 교통수단으로 쓰여지고 있으니 월남전국의 「오토바이」수는 추산 2백만 대가 넘으리라. 오랜 전쟁을 피해 비극적 안전한 「사이공」에 몰려든 피난민까지 합쳐 「사이공」인구를 약3백만으로 잡고 있으니 세 사람에 한 대 꼴로 「오토바이」가 범람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자동차가 상당히 눈에 띄니 「사이공」시민 치고 생활조건이 어지간한 사람이면 대개 탈 것을 소유하고있다. 「사이공」의 기온은 한낮에는 35도(섭씨)까지 오른다.
그 더위에 걸어다니기란 여간 체력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 「사이공」은 언덕이 없는 지형일 뿐 아니라 겨울이 없어 도로가 미끄러질 염려가 없어 「오토바이」가 자가용으로는 안성맞춤이다. 허나 동양의 「파리」라던 「사이공」은 이문명의 이기 때문에 대기오염 율이 아마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보여진다.
거리마다 짙은 안개처럼 하루종일 매연이 쫙 깔려있다. 배기「개스」뿐 아니라 요란한 소음은 정신불안을 조성하기 쉽다.
거리를 10분만 걸어도 땀이 배기「개스」에 범벅이 되어 몰골이 말이 아니게 된다. 월남정부당국도「오토바이」가 내뿜는 매연의 공해를 시인하고 대책의 시급함을 잘 알고 있지만 사활을 건 총력전을 하고있는 이 마당에 전혀 공해퇴치에 손을 쓸 정신적 여유가 없다는 태도다.
그러나 작년부터 일본으로부터「오토바이」윤입에 통제를 가하여 대기오염도를 줄이자는 정책을 쓰고있다.
체구가 비교적 작은 월남인들에겐 「오토바이」가 생활에 극히 편리한 물건임엔 틀림없고 남녀노소·신부·수녀·승려 할 것 없이 「오토바이」를 애용, 이를 타는 솜씨는 거의 신묘 (?)할 지경이다.
어떤 가장은 처와 자녀4, 5명을 한대의 「오토바이」에 태우고 거리를 질주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를 처음 보는 외국인들은 이국의 곡예를 보듯 속으로 감탄을 마지아니한다. 그러나 여기서 생기는 배기 「개스」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남국의 가로수까지 병들게 만든다.
전쟁 때문에 「사이공」시내엔「버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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