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여름철 식탁의「포인트」|무더위를 이기는 주부들의 지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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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날씨가 무더워지면 우리의 몸은 생리적으로 균형과 조화가 깨지기 마련이다. 각 장기의 세포도 더위에 지치기 때문이다. 입맛이 떨어지고 기력이 없으며 만사가 귀찮기 만한 증상들은 여름철 특유의 증후군이다. 이러한『여름철 증후군』의 원인은 우리의 체액이 산성 쪽으로 기울어지는 데 있다. 그러므로 건강한 여름철을 보내려면 파괴된 체액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알칼리」성 식품을 주축으로 해서 식단을 짜야한다. 왕성한「스태미나」와 건강한 여름철을 약속하는 식생활의 원칙을 소개한다.
『주부가 바로 명의』라는 표현은 식생활이 건강을 좌우한다는 말을 강조한 것. 즉 식탁에 주부의 성의와 지혜가 반짝일 때 가족성원의 건강은 보장된다는 말이다. 어떤 영양학자는 올바른 과학적 분석에 의해 영양관리만 잘하면 절대 건강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많은 주부들은 여름철 식탁의「포인트」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 망설인다.
모두들 입맛이 없다고 불평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식욕이 안 난다든지 기운이 없다든지 만사가 귀찮기만 하고 짜증이 난다든지 하는 증상들은 우리 몸의 생리적인 균형과 조화가 파괴되어 생긴 것들이다. 따라서 여름철 식탁의「포인트」는 깨진「밸런스」를 회복시키고 강화시키는데 두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소위『여름철 증후군』의 원인은 더위에 지친 세포들의 무력에도 있지만 편식과 지나친 땀 분비로 체액이 산성으로 기울어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원래 우리 체액은 약「알칼리」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만약 이것이 산성 쪽으로 기울어지면「애시도시스」(산혈 증)가 일어나 세포활동을 약화시키고 피로·권태·식욕감퇴 등을 초래하며 고혈압·동맥경화증·당뇨병·뇌출혈·위궤양·신경통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별로 의미가 없다고 일축해 버리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이 산성이냐「알칼리」성이냐를 따지고 산성식품을 많이 먹으면 아무리 영양성분이 우수해도 오히려 건강에 나쁘며 왕성한「스태미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간「알칼리」성이 되도록「메뉴」를 짜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지배적이다.
어느 식품이 산성인지「알칼리」성 인지를 구별하기 퍽 어려우나<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육류·곡류·생선 류는 산성이고 채소·과일·해조류는 거의가「알칼리」성이다. 흔히 맛이 시면(산미) 산성식품으로 잘못 알고 있으나 신맛의 대표적인 사과·귤·자두·살구 등은 오히려「알칼리」성이다.
달걀의 흰자는「알칼리」성인데 반해 노른자는 산성이며 정종이나 맥주는 산성인데 포도주는「알칼리」성이다. 완두·콩과 낙화생은 산성인데 팥과 대두는「알칼리」성이며 된장과 간장은 중성이다.
이와 같이 식품의 산성·「알칼리」성은 맛이 시다든지 단백질이 많다든지 하는 것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다. 음식에 포함된 무기질, 즉「칼륨」「나트륨」「칼륨」「마그네슘」등 「알칼리」성 원소가 인·유황·염소 등 산성원소보다 다량일 때는「알칼리」성 식품이고 반대일 때는 산성식품이다.
우리의 식탁은 주로 곡류가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산성 속으로 많이 기울어지고 있다. 더 우기 땀의 분비가 심한 여름철에는 약「알칼리」성이던 체액이 산성 쪽으로 기울어지기 쉬운데다가 먹는 음식마저 산성식품이 주가 되고 있으니 입맛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같은『여름철 증후군』에는「알칼리」성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치·무우·당근·감자·양파·가지·오이 등 여름철 채소 류를 중심으로「메뉴」를 작성하되 동물성 단백질을 알맞게 가미하는 것이 요령이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육류는 미각을 돋우지 못한다. 따라서 동물성 단백질의 공급원으로서는 생생한 생선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흔히 여름철에는 생선회가 인기가 있는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회에 사용되는 식초는 미각을 자극, 없어진 입맛을 되돌려 주는 역할을 하며 생선의 단백질은 없어진 기운을 불러 일으켜 주며「스태미나」를 왕성하게 해준다. 따라서『여름철 음식에는 식초를 반드시』라는 옛말도 그런 대로 근거가 있다.
『여름철에 과일을 많이 먹으면 겨울에 잔병을 앓지 않는다』는 속담은「알칼리」성인 과일류가 자칫 체액이 산성 쪽으로 기울어져 몸의 저항력이 감소되는 것을 막아주는 사실로 설명이 가능하다.
「토마토」·참외·수박·포도·복숭아 등은 여름철의 주요한 과일이다.
여름철에는 술을 마실 때도 안주의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정종이나 맥주는 산성이므로 안주로는「알칼리」성인 오이나 당근이 산성인 땅콩·「치즈」보다 훨씬 좋다.
어떻든 여름철 식탁의「포인트」는「알칼리」성 식품을 주축으로 해서 여러 가지 영양식품을 골고루 균형 있게 작성하는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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