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비즈] 캄프 누 들르고 문화 체험 … 축구가 관광상품 됐네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유럽문화 탐방에 참가한 학생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경기장 앞에서 웃고 있다. [사진 라이거투어]

‘맨체스터 프리미어 풋볼 트립’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고 인기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관련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회사다. 3억3000만 명에 이르는 전 세계 곳곳의 맨유 팬들이 이 회사의 타깃이다. 맨체스터 프리미어 풋볼 트립은 맨유의 경기 관람뿐만 아니라 홈구장 올드트래퍼드 투어, 구단 식당, 맨체스터 시내 관광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판매한다.

 유명 여행사 ‘토머스 쿡’은 잉글랜드 아스널, 이탈리아 AC밀란 등 유럽 주요 명문구단의 입장권 구입과 경기장과 가까운 숙소 예약을 대행하는 축구팬 대상 여행 상품을 제공한다. 축구 본고장 유럽에는 축구와 관광을 결합한 ‘퓨전 비즈니스’가 인기다.

 이우림(15·휘경여중3)양의 장래 희망은 축구 에이전트나 스포츠 아나운서다. 축구 대표팀 A매치 때는 늘 경기장을 찾고, 새벽에 TV와 컴퓨터로 유럽축구 2경기를 동시 관전하는 축구광이다. 이양은 지난 1월 유럽 여행을 다녀왔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는 축구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유럽 축구 체험 상품은 있지만 일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축구를 테마로 한 해외 탐방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포츠 퓨전 비즈니스의 불모지였던 한국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라이거투어는 ‘더 유스 유럽축구’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축구에 관광과 교육을 융합한 상품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시티, 독일 바이에른 뮌헨 및 볼프스부르크 구장을 탐방한다. 메시·네이마르 등이 뛰는 FC 바르셀로나 경기를 홈 구장인 캄프 누에서 관전한다. 맨체스터 시티의 메인스폰서인 에티하드 항공과 연계해 스포츠 비즈니스 교육 체험도 하고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구자철(24)도 볼 계획이다.

 맨체스터 국립축구박물관, 바르셀로나 성가족 성당, 폴크스바겐 박물관 등 각 도시의 핵심 콘텐트를 방문하는 문화체험도 있다. 축구역사문화연구소 이재형 소장이 청소년 지도사와 함께 직접 인솔하며 축구와 관련한 생생한 얘기도 들려준다.

 마정설 라이거투어 대표는 “스포츠 기자와 프로축구단 직원, 행정가 등 축구 관련 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앞서 라이거투어는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에게 초점을 맞춰 대영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맞춤형 청소년 캠프를 실시한 경험이 있고, 이번에는 그 영역을 스포츠 분야로 확대했다. 박해용(56) 호남대 축구학과 교수는 “국내 스포츠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은 드물다. 하지만 이 같은 퓨전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스포츠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린·김정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