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진해운에 1500억원 긴급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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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대한항공이 자금 부족에 처해 있는 한진해운에 긴급자금 1500억원을 지원한다. 대한항공은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1921만 주를 담보로 한진해운에 1500억원을 연 5.4%의 이자로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한진해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황이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올 들어 2분기까지 11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도울 것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해 왔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한진그룹으로부터의 독립 의지를 수차례 내비쳤기 때문이다. 최근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동서 지간인 오리온 측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전례도 있다.

그러나 이번 대한항공이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한진해운은 당분간 숨통이 트이게 됐다. 대한항공 측은 주주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홀딩스가 한진해운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진해운이 잘못될 경우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대한항공이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에 속해 있지만 고(故) 조수호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독립적으로 경영해 오고 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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