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고 보자 맞고 보자 … 초기 허리병 90%는 주사로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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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 환자가 비수술 치료 상담을 받기 위해 진료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요통은 감기보다 흔한 질환이다. 원인도 다양하고, 개인마다 증상의 편차도 심하다. 요즘처럼 갑작스럽게 기온이 내려가면 요통환자도 증가한다. 근육이 경직되는 데다 척추관절 내 압력이 증가해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허리 통증이 발생했을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우선 통증의 원인을 찾는 것이다. 요통의 원인에 따라 치료하면 대부분 수술 받지 않고 완쾌할 수 있어서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마취통증) 원장에게 환절기 허리통증의 원인과 치료법을 듣고, 이를 Q&A로 풀었다. 최 원장은 2007년 국내 처음 ‘신경성형술’을, 2012년엔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을 도입해 척추치료의 패러다임을 수술에서 비수술로 바꿨다.

Q 날씨가 추워지면서 갑자기 요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A 기온이 떨어지면 인체의 모든 관절은 긴장상태가 된다. 관절뼈를 붙들고 있는 근육·인대·힘줄 모두 경직돼 잠재돼 있던 질환을 악화시킨다. 특히 척추관절 내 압력이 높아져 신경을 누르고, 그 결과 염증이 생겨 부종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되면 다시 신경이 눌려 통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 심한 경우 화장실에서 배변을 보다가 또는 기침을 할 때 순간적인 복압이 요통을 부를 수 있다. 일조량이 줄면서 신경전달물질인 멜라토닌이 줄고, 이로 인해 우울감·무기력이 따라온다. 이런 심리적 위축도 통증을 더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

Q 허리가 아파도 참는 사람이 종종 있다.

A 허리를 쓰지 않으면 주변 근육이 약해진다. 그 결과 약간의 충격에도 요추 염좌나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척추관협착증이 악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통 초기에 주사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90% 정도는 회복한다.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Q 많은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부담 때문에 병원 가기를 꺼린다.

A 수술은 마지막 선택이다. 수술 받은 뒤 통증이 계속 남아 있거나 다시 발생하는 ‘수술 후 통증증후군’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다. 통증이나 저림 증상, 감각 이상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보고에 따르면 수술환자의 5~30%에게서 나타난다. 따라서 수술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다. 환자 10명 중 9명은 비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Q 비수술요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A 비수술요법은 척추신경성형술에서 요즘엔 꼬리뼈레이저내시경술로 진화하고 있다. 내시경을 통해 통증 부위를 직접 확인하고 치료하므로 안전하고 정확하다. 지름 1㎜의 초소형 내시경과 레이저를 함께 넣은 특수 카테터가 사용된다. 카테터를 환자의 돌출된 디스크 부위에 삽입해 레이저를 쏜다. 튀어나온 부위를 제거하거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레이저를 사용하므로 기존 꼬리뼈내시경만 사용했을 때보다 염증을 제거하는 영역이 넓다. 또 치료가 어려운 신경근 주위의 유착된 부위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치료시간은 30분 정도며, 국소마취로 진행돼 내과질환이 있는 환자도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다.

Q 마취통증의학과에선 어떻게 허리통증 환자를 치료하나.

A 가장 중요한 것은 통증의 원인을 찾는 것이다. 마취통증의학과는 통증의 원인과 치료를 다루는 분야다. 우리 몸에 발생하는 통증을 힘들이지 않고, 빠르게 회복하는 의료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비수술요법도 이런 연구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허리 통증을 조기 치료하면 질환이 나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Q 허리 통증을 예방하려면.

A 통증이 없어졌다고 완치된 것은 아니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언제든지 허리질환에 노출돼 있다. 무엇보다 꾸준한 근육운동으로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질환을 예방하는 길이다. 이를 위해 본원에선 개인별척추교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글=한석영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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