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주자들의 태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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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25총선에 나서는 선거주자는 공화·신민 양당을 비롯해서 국민당 등 모두 6개 정당에서 공천된 약 6백명.
선거전에서 여당은 조직을, 야당은 선전에 의한 「붐」조성을 이루어 득표로 연결지으려는 것이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야당도 조직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공화당은 인기품목인 지역사업공약으로 기본표에 가산된 덤표를 모으려하고 있다.
신민당 이충환씨(진천-음성) 같은 이는 『당과 향우회·동창회 등 공·사조직을 통해 전체유권자의 20%를 기간조직에 묶어놓고 있으며 이 조직을 투표일까지 관리해나가는 일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고 신상우씨(동래-양산)의 경우도 『야당 「붐」을 득표로 몰기 위해 각 면별로 기관조직과는 관계없이 1백20명의 별동조직을 해놓고, 이와 다른 비밀조직을 따로 둔 3단계조직을 해놓고 있다』고 했다.
조직에 관한 한 공화당이 야당에 비해 강세다 (한 지역구에 약7천명의 핵심당원을 갖고 있다). 거기에 사업공약은 여당이 갖는 또 하나의 강점.
공화당의 입후보자들은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유권자들의 이해와 결부된 교량·상수도·도로포장·전기·공공건물 신축 등을 공약할 생각들이다. 『국회의원 입후보자가 자기 고장발전을 약속하고 이를 위해 힘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대구중구 이만섭씨의 말)이라는 것.
싸움을 벌이다보면 과열되기 쉽고 정방전의 물결에 휩쓸려들게 되면 더러 위법사태도 빚어지기 마련이다.
이번 5·25총선에서도 쟁점으로는 안보와 안정문제·부정 부패 등이 「클로즈업」될 것으로 여당의 주자들은 보고있지만 인신공격으로 인한 감정촉발, 대통령선거에서 빚어진 지역감정의 양극화현상은 지양되기를 바라고 있다.
공화당의 신하식씨(고흥) 『지역감정의 양극화현상은 선거의 주자들이 각성해서 타파해야할 과제』라면서『선거운동이 국민에게 불신과 불안만을 주지 말고 공명정대하게 치러지기를 바란다』고했다. 또 『선거는 4년에 한번 있는 행사로 끝나지만 정치인의 선동은 잘못하면 민족분열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는 오치성(포천-가평-연천)의원은 『서로 인신공격을 않고 진지한 정책대결장으로 총선분위기를 이끌어 가자』고 했다.
야당출마자들도 정책대결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조성은 일차적으로 여당의 할 일이며 공무원의 선거간여금지, 막대한 자금살포의 중지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원주-원성의 박영록씨말)는 것이 신민당측의 주장이다.
선거전에서 자금은 실탄-.
이번 선거전에서 여야입후보자들이 어느 정도의 돈을 쓰게될 것인지 계산이 어렵지만 후보자들은 적게는 1백만원에서부터 크게는 5천만원 이상의 선거자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신민당 남원지구당(양해준씨)의 경우 4·27대통령선거 때 투표참관인들의 참관비만 80만원이 들었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참관인 비용만 1백만원이 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 선전비·사무실비용·선거종사원의 일당 등을 합치면 최소한의 비용은 5백만원이고 그 정도를 갖고는 아예 당선을 생각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여야후보자들의 얘기다.
신민당의 경우 공화당처럼 풍성하지는 못하더라도 투개표참관비·활동비 등을 주항목으로 5백만원 이상의 실탄보급망을 펴놓고 있는 것 같다(많이 쓰는 사람은 공화당사람에 못지 않을 사람도 물론 있다)
자금의 동원은 중앙당의 지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4·27대통령선거에서는 지구당별로 약 1백 50만원이 지원됐음)자력동원에 의존한다는 것. 「보스」로부터의 지원금·계금·은행적금 등을 비롯해 토지·가옥·점포 등 부동산을 처분해서까지 실탄보급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공화당은 야당에 비해 당의 자금지원이 훨씬 좋다. 그래서 공천만 받으면 빈손으로 시작해도 당선권에 들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여야의 자금효용비율은 3대1쯤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야당이 5백만원을 쓰는 경우 공화당은 1천5백만원을 써야 맞먹는다는 것이다.
『물론 당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지만 당의 지원만으로는 선거를 수월하게 치러내기 힘들다』(당진 김두현씨의 말)는 것이 여당후보자들의 말이다.
그래서 보험금·농협적금 등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을 모두 모으고 있다고 했다.
군소정당의 경우는 아예 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 『중앙당을 도와가며 선거전을 치러 나가야하는 것이 우리입장』이라고 국민당에 입당한 이진용(의정부-양주)의원은 말하고 있다.
63, 67년 선거 때 보다 이번 선거에선 당적을 바꾼 입후보자와 또 후보자의 중도 사퇴가 많다.
공천과정에서 공화당을 떠나 신민당공천을 받은 사람은 6대의원이었던 신관우(청원)씨 등 6명이나 되며 공화당에서 국민당으로 옮겨가 출마한 사람도 최석림(고성) 김우영(삼척) 이진용(의정부-양주) 이남준(진도) 이현재(구례-광양) 권오훈(안동) 이종순(부산동구) 정헌조(영광)씨 등 10여명이다.
또 신민당에서 낙천 되어 국민당으로 옮겨가 입후보한 사람도 15명이나 된다. 당적을 바꾸어 출마하는 것은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긴 공천 후유증의 연장인데, 그러다 보니 고성 같은 경우에는 공화당에서 공천경쟁을 벌였던 사람들이 각기 공화·신민·국민 3당에서 출마하며 싸우게 되었다.
당적의 혼선과는 좀 다르지만 신민당에는 공천을 사퇴하는 사람이 뜻밖에 많아 등록마감 직전에 공천자를 바꾸는 일이 있다.
67년 선거 때 신민당 공천자가운데 나용균(정읍) 한광석(부여)씨 등이 당적을 이탈하여 대여전렬의 구열을 가져온 일이 있다.
이번에도 양회수(화순-곡성) 황남팔(진주-진양) 김판술(군산-옥구) 손권부(진안)씨 등이 사퇴했는데 좌절감 때문이건, 혹은 그 밖의 사정 때문이건 간에 야당을 위해선 불행한 일이다. <심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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