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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화 성패건 도박 라오스 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닉슨 미국 대통령은 월남군의 라오스진격이 월남으로 남하되고 있는 공산군의 보급품을 파괴 또는 모두 소모시킬 수 있는 작전의 일환으로 감행했다.
두 가지 중 어느 것이든 이번 라오스작전은 지금부터 5월까지의 건기중에 공산군의 계획된 공세를 약화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닉슨 대통령은 월맹 측이 이번에는 숲 속으로 도망하지도 못하고 대항해서 싸우지 않으면 안될 이번 작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라오스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그것이 곧 월남으로까지 번질 것을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월남화」계획은 처음으로 중대한 시련을 겪게될지도 모른다.
예상대로 월맹군은 9번 공로를 따라 월남으로 대공세를 펴기 시작했고 닉슨은 군사적인 일대 도박을 감행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면 닉슨은 왜 이와 같은 「도박」행위를 시도해야 했던가? 관측자들은 다음 몇 가지 사실을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첫째 월맹은 캄보디아와 월남에 주둔하고 있는 그들의 군대에 대한 보급을 대부분 라오스에 있는 호지명 통로에 의존하고있다.
둘째 1월중순경부터 월맹군은 하루 약2백t의 보급품을 수송하고 있으며 이 통로를 따라 80㎞에서 1백20㎞의 간격으로 정거장을 건립하여 조직적이고 치밀한 수송작전을 전개하고 있어 볼 수 있었던 긴 수송대열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 릴레이식 수송작전은 미군의 공습을 피하는데는 최선책으로 알려졌었다.
세째 모든 통로를 통해 이를 운반하는데는 약3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며 최근 정보에 의하면 공산군이 막대한 양의 보급품을 9번 공로북쪽에 저장하고있다.
끝으로 만약 이 정보가 정확한 것이면 월남군을 라오스로 진격시킴으로써 적어도 공산군 보급품의 70%는 파괴시킬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요인들을 감안하여 닉슨 대통령은 월남군의 라오스진격을 묵인했으며 미군기의 공중지원과 케산 점령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작년5월의 캄보디아진격으로 콤퐁솜 항구와 캄보디아내의 성역을 모두 파괴당한 월맹 측으로서는 월남 군에 의해 마지막 통로인 라오스내의 호지명 통로를 봉쇄 당한다는 것은 커다란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고 이를 막기 위해 싸우지 않으면 안 될 입장에 놓여있다..
만약 하노이 정권이 대항전을 벌이기로 결정한다면 전투는 세포네 읍 근처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군의 무제한한 공중 및 야포 지원을 받는 월남 군에 비하면 이제까지 간신히 운반해놓은 귀중한 물자를 도중에서 소모해버려야 하는 공산측의 입장이 여러 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전투가 계속되어 공산군의 보급품소모가 심할수록 연합군 측은 공산군의 「이빨」을 빼버리는 결과가 되어 일거양득의 막대한 승리를 가져오는 결과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백악관 당국의 각본도 되도록 월남군을 5월까지 이곳에 주둔시켜 공산군의 보급물자 소모작전을 계속 강행할 속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반대로 하노이가 맞서 싸우는 것을 기피한다면 그들은 적어도 군대를 월남군의 포사정 거리 밖으로 후퇴시켜야할 것이며 이렇게되면 월남과 캄보디아에 대한 군수품보급이 불가능하게 되어 진퇴양난의 고빗길에 몰린 셈이 되고 만다.
이제 월맹이 선택할 수 있는 나머지 방법은 현 보급통로를 더욱 서쪽으로 이동시켜 태국국경지대에 신설하는 방법과 월맹의 서쪽 라오스 접경지로 옮기는 방법이 있으나 태국 쪽으로 옮기려면 적어도 1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며 라오스서쪽으로 이동할 경우에도 이 지역의 지형조건으로 보아 은폐된 보급로 개설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두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백악관은 하노이 측의 동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예상대로 월맹군이 총반격으로 나온다면 일단 작전이 성공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는데 공산군은 더욱 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번 작전이 일단은 성공한 것같이 보인다.
더우기 미군9천명이 케산 지역에서 엄호지원을 하고 있고 최전방을 맡고있는 월남 군 1개 사단이 월남 내에서는 가장 강력한 정예부대로 평가되고 있어 공산군의 대공세는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도 못하고 결국 닉슨의 작전에 말려들어 월남화 계획은 한층 더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워싱턴·포스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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