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대화록 삭제] 새누리 "사초 폐기 확인, 국정조사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가기록원에는 없고, 봉하 이지원 시스템엔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이를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사초 실종이 확인된 것”이라며 민주당 문재인 의원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민주당과 노무현재단은 “대화록은 있었다”고 반박하며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검찰 발표에 따르면 정상회담 대화록은 현재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돼 있는 봉하 이지원 시스템에 분명히 존재한다”며 “더 이상 사초 폐기를 운운하면 사실과 동떨어진 정치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검찰이 갑작스레 수사 결과를 발표했으니 최근 잇따른 국정난맥상에 대한 국면전환용으로 의심된다”고도 했다.

대화록 열람·공개를 요구했던 문재인 의원은 이날 오전 검찰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용을 잘 모르니 더 알아보고 말하겠다”며 “나중에 적절한 사람이 적절한 방법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이후 노무현재단은 “더 이상 은폐니 사초 실종이니 하는 주장의 근거는 없어졌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검찰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는 대화록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봉하 이지원 시스템에서 대화록을 찾았고 봉하 이지원 시스템은 기록관에 있는 만큼 기록관에 대화록이 존재한다는 논리다.

 이에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조사를 실시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과 노무현재단의 주장은 뻔뻔함과 궤변의 극치”라며 “대화록을 공식적으로 국가기록원에 넘기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봉하마을로 무단반출했다가 압수된 이지원에도 대화록이 삭제된 것을 검찰이 복원한 것인데 마치 국가기록원에 존재하고 공식적으로 기록을 이관한 것처럼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의원은 예전에 ‘내용이 같아도 국정원의 대화록은 부분에 불과하고 국가기록원에 있는 대화록만이 정본’이라고 했었다”며 “이제 와서 봉하마을 이지원 시스템에 대화록이 남아 있으니 대화록이 존재한다고 하면 정본을 열람하자던 요구와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초 실종은 국기 문란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사하고 있으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채병건·김정하 기자

관련기사
▶ 봉하이지원서 삭제된 'NLL 대화록 초안' 뭔 내용인가 했더니
▶ 민주 "이지원 삭제 기능 없어…최종본 있으니 초안 뺀 것 뿐"
▶ 민주당 "검찰, 서두른 '사초실종' 발표로 정쟁 유발"
▶ 서상기 정보위원장 "민주당 계속 거짓말 하면 녹취파일 공개할 것"
▶ 노 전 대통령이 삭제 지시했으면 실무자 처벌 어려워 '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