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4·4의 법칙 … 성장률 4%면 4000만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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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고향을 가든, 여행을 떠나든 어딘가로 움직이려면 역시 경제 형편이 따라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경제가 문화를 지배한다’ 보고서를 통해 성장률이 높을수록 추석 이동 인구가 많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7년 중 추석 연휴의 인구 이동 규모가 4000만 명을 넘은 해는 2007년과 2010년 두 해뿐이었다. 모두 추석이 낀 3분기의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4%를 넘은 해다. ‘4·4 클럽’에 이름을 올린 2007년은 3분기 성장률이 4.9%, 인구 이동은 4624만 명이었다. 특히 2010년(4.5%, 4949만 명) 추석은 연휴 기간이 3일이었지만 휴일이 4~5일인 해보다 더 많은 사람이 길을 떠났다.

 반면 3분기 성장률이 1%였던 2009년에는 인구 이동이 2010년의 절반 수준(2566만 명)에 그쳤다.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3.3%)은 2472만 명으로 최근 7년 중 가장 이동 규모가 적었다.

 올해도 ‘4·4 클럽’의 법칙은 예외 없이 적용될 전망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올해 추석의 인구 이동 규모를 3513만 명으로 추정했다. 아직 올해 3분기 성장률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2분기 성장률이 2.3%에 그쳐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원 현경연 수석연구위원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추석 예상 이동 인원에 비춰보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교통비 부담이 커질수록 함께 이동하는 사람 수가 늘어나는 실속 이동 경향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평균 동행자 수가 3.9명을 넘은 2011·2012년은 고유가로 교통비 부담(3분기 가처분소득 대비 연료비 비중 4.5% 이상)이 다른 해에 비해 높았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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