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연합군 진격 늦추려 댐 등 파괴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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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라크 공격을 준비 중인 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이라크가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을 늦추기 위해 도로.교량.댐 등 인프라 시설을 파괴하는 '초토화 작전'을 구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가 지난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최근 바그다드 수비를 담당하는 특수공화국수비대(SRG)에 화생방전 보호장구와 아트로핀 신경가스 해독제를 갖출 것을 명령했다면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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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웰 재커비 미 국방정보국(DIA)국장은 이와 관련, "전쟁이 시작되면 후세인은 인도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식량과 교통.에너지 등 사회기간 시설을 파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영 국방부 관리들도 "후세인은 이미 유전시설.댐 등을 파괴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쟁계획을 수립 중인 연합군 작전실무팀들은 이라크군을 쉽게 물리칠 것이라고 낙관해 왔지만 최근에는 화학무기나 바그다드 유혈 시가전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후세인은 미국과 영국에 최대한의 정치적인 부담을 주기 위해 대량의 연합군 사상자를 내는 것은 물론 자국민을 상대로 식량배급을 중단하고 대량살상무기를 사용, 인도적 위기를 조성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이라크는 유엔의 사찰을 피해 VX 등 대량의 신경가스와 생화학무기를 지하터널에 은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25일께 이라크의 유엔 무장해제 결의안(1441호) 위반 및 이에 대한 징벌을 규정한 2차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새 이라크 결의안의 안보리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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