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폐경기 여성, 골다공증 적극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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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문 교수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우리나라 50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은 골감소증이다. 골감소증은 골다공증 바로 전 단계다. 골 밀도가 정상 이하로 감소해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여성은 50세를 전후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폐경이 온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뼈의 흡수와 형성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폐경이 오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는 증상이 없어 침묵의 질환이라 불린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면 가볍게 넘어지거나 가구에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뼈가 부러지는 골다공증성 골절의 위험이 높아진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골다공증 고관절 골절은 1년 내 사망률이 20%다. 환자 중 절반은 골절 전만큼 회복하기 어렵다. 상당수는 오랜 기간 요양기관이나 집에서 보호해야 한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개인과 사회에 주는 경제적 부담 또한 크다. 2011년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연간 진료비가 159만원에 이른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누적된 사회경제적 비용이 1조166억원이라는 추계도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성 골절을 예방하려면 골감소증 단계에서부터 적극 관리해야 한다.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골밀도 검사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폐경기 여성은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과 그로 인한 골절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65세 이상의 모든 여성에게는 골밀도 검사를 권장한다. 골절을 경험한 적이 있는 여성들은 그 전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일단 골다공증이 발생했다면 뼈가 부러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의사로부터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골절 고위험군은 골감소증 단계에서 약물 치료가 권고된다. 골다공증에 사용되는 약제에는 여성호르몬,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비스포스포네이트, 칼시토닌, 부갑상선 호르몬 등이 있다.

랄록시펜 같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제제)는 여성호르몬제가 아니다. 그러나 골에서는 에스트로겐 작용을 한다. 자궁내막과 유방에는 에스트로겐 반대작용을 하므로 폐경 후 여성의 골감소증과 골다공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강병문 교수(대한골다공증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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