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세계 첫 77인치 곡면 OLED-TV 깜짝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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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가전전시회 ‘국제가전박람회(IFA) 2013’에서 세계 최대인 77인치 ‘초고화질(UHD)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격 공개했다. 내년 출시될 이 제품은 화면이 시청자 쪽으로 오목하게 휘어져 있어 어느 위치에서나 좋은 화질을 즐길 수 있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극한의 경쟁이 벌어지는 TV 분야에서 ‘세계 최초’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엔 세계 최대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다.

 LG전자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국제가전박람회(IFA) 2013’에서 77인치 크기의 OLED TV를 ‘깜짝 공개’했다. 화면이 오목한 곡면형에 해상도는 기존 고화질(HD)의 네 배에 달하는 초고화질(UHD)이다. LG는 올 1월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를 내놓은 데 이어 4월에는 곡면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5일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쓴 55인치와 66인치 곡면 UHD TV를 공개한 데 대해 LG전자가 하루 만에 반격에 나서면서 소비자의 눈을 잡기 위한 두 회사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은 고가의 OLED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LED 쌍끌이로 곡면 TV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조택일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상무는 “곡면 TV는 패널이 얇아야 하기 때문에 OLED로만 내놓겠다”는 ‘프리미엄 올인’ 전략을 내놨다.

 이 같은 LG의 분발은 경영진부터 말단 직원까지 위기의식을 공유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9월 구본무 회장이 “1등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독려한 뒤 LG전자는 스마트폰·태블릿 등에서 ‘G시리즈’ 프리미엄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그동안 뒤처졌던 모바일 분야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한 분위기다. IFA 참가 이래 처음으로 부스 안에 모바일 공간을 마련하고 태블릿PC 신제품인 ‘LG G패드 8.3’을 전시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자동으로 연동해 쓸 수 있는 ‘Q페어’ 기능을 탑재했다. 무선인터넷 전용 G패드를 쓰더라도 스마트폰과 10m 안에 있으면 전화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삼성은 이날 개막에 맞춰 진행한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를 미래의 거실과 주방으로 꾸몄다. 대각선 길이가 2.5m에 달하는 98인치 초대형 UHD TV와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을 탑재해 스마트폰만 가져다 대면 인쇄되는 프린터 등을 소개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8년째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TV를 발판으로 2017년까지 프린터를 포함한 생활가전 전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유럽·중국 등 5개 세계 주요 거점지역에 라이프스타일 연구소를 열고, 해외 유명 요리사들과 협업하는 ‘클럽 드 셰프’ 같은 현지 맞춤형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해외 경쟁업체들도 경쟁에 가세했다. 일본 소니는 65인치 곡면 LED 고화질(HD)TV를 선보였다. 소니 고유의 색상 재현 기술인 트리루미노스 기술을 적용해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색상을 구현한다. 중국 하이얼은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자동으로 조작되는 TV와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디스플레이가 투명하게 변하는 ‘투명 디스플레이 TV’를 내놨다. 윤부근 사장은 “TV 분야에서 전통의 강자인 소니가 부활을 노리고 있고, 중국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생활가전 부문에서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전날 삼성전자가 선보인 스마트 와치 ‘갤럭시 기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299달러나 주고 살 가치는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CNN은 “손목에서 e메일과 문자메시지·트위터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며 “스마트 기기 시장을 다시 한번 바꿔 놓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정작 삼성은 갤럭시 기어에 몰리는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갤럭시노트3에 대한 마케팅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베를린=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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