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의 독존원불|약사여래석상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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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높이 6m를 헤아리는 거대한 옛 석불입상을 충남 온양 온천 근동에서 새로 찾아내 13일 문화재 관리국에 보고했다.
단국내 박물관의 정영호 관장은 최근 이곳의 불교 유적은 답사하는 가운데 아산군 송악면 평촌리에서 지붕위로 우뚝 솟은 약사여래의 석상을 발견, 조사하고 귀중한 불교 미술품으로서 충분히 지정 가치가 있다고 보고했다.
대한 불교 화엄종 소속 정업원 (주지 전중석·57)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이 불상은 아랫부분 3분의 1쯤이 흙 속에 묻혀 있는데 드러나 있는 부분이 4m이고, 얼굴 길이만도 1m에 달한다. 정 교수는 보고서에서 이 불상의 조성된 시기를 고려 초 즉 10세기로 추정하고,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서 있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보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온양 시내에서 남쪽으로 7㎞. 산 마을인 평촌리의 황산 남쪽에 위치하는 이 옛 절터는 옛 기왓장이 흩어져 있을 뿐 아니라 이웃 궁평리에 옛 석성도 남아 있어 주의할 만한 사적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 계곡 상류에는 봉곡사라는 옛 절이 있고 석불이 있는 맞은편 산봉우리에는 황덕사가 있다. 현재의 정업원은 근년에 신축한 것.
그 이전에는 석불이 가시덤불에 덮여 있었다고 마을의 고로들은 전하고 있다.
화강석으로 깍은 독존의 원불이 6m가 넘는 예는 부여군 임천에 대조사 미륵보살입상 (보물 217호·10m)과 은진미륵으로 통칭되는 관촉사 미륵보살입상 (보물 218호·18m).
이번에 발견한 석불도 6m의 불신 외에 대좌가 더 있을 것이므로 실제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조사나 관촉사의 그것이 여러개의 돌을 쌓아 올렸고 또 관을 쓴 거석상임에 비하여 온양의 석불은 ①한개의 돌로 조각했고 ②그것보다 시대가 오래된 것이며 곱슬머리의 일반적인 불두에 약합을 든 모습을 정교하게 조각했다는 점 등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정 교수는 얼굴이 다분히 신라 불상의 당불 느낌이지만 옷 주름이 고려식으로 도식화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들면서, 여래입상으로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석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정 신청과 함께 흙에 묻힌 부분을 드러내는 복원 작업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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