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와 문호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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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0일 양택식 서울시장은 서울시청 인사상 깜짝 놀랄 대규모격인 인사를 단행했다. 16명의 이사관 자리를 옮겨 놓으면서 4명을 새로 데려오고 3명을 타 부로 시집보냈다.
과거 서울시 국장급 인사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제자리 걸음 인사일 수밖에 없다는 평을 받아왔는데 이번에 그 침체성을 과감히 박차고 언제든지 내무부 등 타부처로 나갈 수도 있으며 또 타 부처에서 서울시로 들어올 수도 있다는 탈출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 같은 인사원칙의 변경은 양택식 서울시장 단독의 의견이 아니라 정일권 국무총리, 박경원 내무부 장관 등 3자 회담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타 부와의 인사 교류를 단행키로 한 것은 양 시장이 서울시청 인사가 침체상태에 놓여있는 실정을 박경원 내무부 장관과 총리실에 의논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지금까지 서울시 인사의 침체성은 6명의 이사관이 대기상태에 있어 실제 현직에서 활동하는 국장 및 부이사관들은 직무대리를 2∼3년씩이나 못 면하고있는 실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대기중이던 김만규씨는 내무부로 시집을 가게되어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공무원 교수부장이던 송해범씨는 경기도 북부출장소장에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산업국장에서 서울시장실 근무라는 묘한 발령을 받은 김원하씨는 타 부처로 풀려나가도록 내정된 것으로 알러졌다.
대규모인사를 한 양 시장은 『이번 인사에서 서울시는 흑자를 본 셈이며 새로 들어오는 4명은 모두 지방행정의「베테랑」을 자처하는 「엘리트」들이라』고 자랑했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문제점은 취임 3개월만에 소위 재래파 국장급들을 모두 좌천(?)시키고 서울시에 낮선 외부인사를 중요한 자리에 일약 기용한 점이다. 재래파 국장들은 3개월 동안 양 시장이 자랑하는 「스태미너」에 발맞추어 밤 11시까지 매일 일해왔으며 일요일에도 비상근무를 해 왔었다. 외부인사를 별로 데려오지 않겠다던 당초의 인사 소신을 변경, 대규모로 외부인사를 요직에 기용한 이번 인사에 시 직원들은 『인사에는 면도칼보다도 더 예리하다』고 말했다.
청소국장 이희춘씨는 국무총리실의 요청으로 국무총리실 계획조정관으로 옮긴 것으로 알러졌으며 손정목씨는 현재 중앙도시계획위원으로 도시행정의 「베네랑」, 내무국장이 된 김성배씨는 내무부지도과장을 지낸 내무부의 「엘리트」로 알려져 있다.
양 시장은 이번 인사원칙 계속적용, 현재 대기중인 이사관 김경상·주우원· 이상덕· 임동원·홍석철씨 등 5명도 탈출구를 곧 마련해줄 계획이다.
서울시 인사이동은 총경을 지내고 정년 퇴직한 정성준(전 서대문 경찰서장), 서상혁(전 시경 보안과장)씨 등 2명을 서기관급으로 승진, 과장으로 발령하며 현재 공무원 교육원 서무과장 김인곤씨를 제주도로 전임 발령함으로써 일단락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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