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강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리마(페루)1일AP특전동화】페루북부의 넓은 지역에서 31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실제로 3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페루군사정부의 재해대책위원회 관리들이 1일밤 말했다. 페루정부 재난위원회 관리들은 1일밤 설원지대의 자연호수제방들이 이번 지진으로 파괴되어 막대한 양의 물이 인구조밀지역인 후아일라스계곡으로 흘러 넘치는 바람에 사망자수가 상상외로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40초동안 페루전역을 뒤흔든 이 지진은 수천동의 건물을 파괴했다.
지진이 강타한 지방의 사설방송국들은 1만5천명이상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페루 군사정부는 즉각 국제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미, 구호에 착수>
【워싱턴1일AP동화】미국무성은 1일 지진으로 막심한 피해를 본 페루가 요청해오기만하면 구호품을 보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흙벽 치솟아 집 삼켜…땅이 뱀처럼 요동>
【편집자주】이 기사는 피크닉갔다 페루의 지진을 목격한 미국공보원직원 돈·매그스씨와 그의 가족들로부터 들은 얘기를 간추린 것이다.
【리마l일AP동화】리마교외로 피크닉을 갔다 강물위에 솟아 나온 돌위에서 놀고있을 때 나는 화물열차가 지나가는 듯한 요란한 소리를 들었다.
나는 강에서 나오는게 좋겠구나하고 생각했다. 우리는 자동차가 있는 쪽으로 갔다. 이때 땅이 뱀처럼, 꾸부렁거리기 시작했다.
설탕이 든 깡통은 앞뒤로 춤을 추었다. 새들은 공중에 날고 우리의 자동차도 꿈틀거리더니 점프를 하기 시작했다.
50야드 지점에는 흙절벽이 막듯이 서있었는데 이것이 무너지고있었다.
이 흙더미는 집 한채를 삼키더니 나무 몇그루를 뿌리째 뽑아버리는 것이었다.
지진이 지난 후 우리는 한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 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지진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들은 『아주 강한 지진이었다』고 대답하더니 술을 권하는 것이었다.
【리마1일UPI동양】맥스·제닝즈 기=31일 제l차 진동이 나의 타이프라이터 받침책상을 흔들기 시작했을 때 나는 6층에 있는 UPI통신지국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1년이상을 리마에서 살고있는 나는 처음에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리마에서는 1년에도 몇 차례의 지진을 겪고있기 때문이다.
조금뒤 나는 일어나서 걷기 시작했으나 이미 지진이 너무나 강력해서 걸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나는 벽쪽으로 내동댕이쳐졌으며 한쪽무릎으로 주저앉혀졌다.
나는 의자를 움켜잡고 그것을 내머리위에 얹은다음 문아래 마룻바닥에 주저앉았다.
이제는 사무실밖의 창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까지 들렸고 앉아있는 데도 상하 좌우로 마구 흔들려 의자를 머리위에 올려놓고 있는데 애를 먹었다.
지진이 멈추자 나는 밖으로 뛰어나갔다.
통신장비도 엘리베이터도 고장이 나 있었다.
길에는 어떤 남자가 어린아이를 안고 서있었고 그의 아내는 그의 팔을 붙잡은 채 어린아이와 함께 소리내어 울고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