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역사 대입 반영 이어 내실화 이어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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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사 교육이 마침내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다. 한국사가 고교 선택과목에서 필수 과목으로 전환된 데 이어 다시 대입에 필수적으로 반영되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고 한다. 당정이 어제 회의를 갖고 한국사 대입 반영을 논의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로 환영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은 이웃나라 국민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역시 역사에 대한 홀대, 젊은 세대의 무관심을 반성하며, 역사교육의 내실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역사과목이 대입에 필수적으로 반영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입시 과목이 됐기 때문에 공부해야 한다는 건 가뜩이나 입시에 짓눌려 사는 학생들에게 부담만 지우는 일이다. 사교육이 커질까 겁난다는 학부모들의 우려도 되새겨야 한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한국사의 대입 반영으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후속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역사교육 내실화가 역사과목의 대입 반영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일부 역사교과서에 남아 있는 좌(左) 편향 서술과 자학적(自虐的) 사관(史觀)을 몰아내는 등 교육내용을 개선하는 것도 시급하다. 학교가 균형 잡힌 역사관을 담아 우리 현대사에 대한 자긍심을 불어넣어주는 교과서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게 하자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교육 방법의 혁신도 뒤따라야 한다. 주입식·암기식 역사수업이 계속된다면 내실화는 요원하다. 학생들이 현장학습과 토론을 통해 살아 있는 역사를 체험할 수 있게 학교 교육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