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원 61년만의 경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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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창경원 동물원이 개원 된지 61년만에 처음으로 동물가족에게 갖가지 경사가 일어나 봄맞이 준비에 바쁜 창경원 당국자의 기쁨을 사고 있다. 창경원은 69년11월1일 완전한 현대시설을 갖춘 동물원을 완성,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각종 유인원, 파충류, 코끼리, 열대조류 등을 수용했다.
자연계라면 따뜻한 지방을 찾아다니며 새끼를 낳아 기르는 이들 동물들이 신축된 동물 사에 들어가 계절감각을 잃어 버렸다.
열대동물이 생활할 수 있는 온도와 습도를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동물 사에서는 각종동물이 본래의 생태보다 두 달이나 앞서 봄을 맞아 발정과 교미를 시작했다.
이맘때쯤 꼬리가 자라기 시작할 공작은 벌써 꼬리가 완전히 자라 두자 반이나 되는 꼬리를 펴 구경꾼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홍학은 윤기 도는 붉은 색을 자랑하고 있다.
월남 산 비단구렁이는 지난 23일 40여 개의 알을 낳아 품고 있는데 오는 5월 중순께 부화할 예정이며 흑조 한 마리도 두개의 알을 품고있다.
1954년 창경원 동물원이 재건된 후 수년동안 창경원에서 원앙새를 구경할 수 없다가 1962년 봄 일선 모 부대에서 잡은 수놈 한 마리와 인천에서 잡은 수놈 한 마리 등 수놈 두 마리만 자라다가 그해 가을 강원도 횡성에서 한 농부가 잡아 기증한 한 쌍의 원앙새 병아리를 키워 암놈 한 마리를 구했다.
한쪽 다리가 병신인 이 암놈이 이듬해 봄부터 알을 까기 시작, 현재 창경원에는 수놈 10마리와 암놈 7마리가 있고 덕수궁에 3마리가 자라고 있다.
원앙새는 보통 냇가의 나무 위에 둥지를 만들어 암놈이 자기 몸의 가슴 털을 뽑아 알자리를 만든다.
자연계의 원앙새는 보통 4월 하순부터 7월 사이에 갈색 바탕의 노란색을 띤 알을5∼10개 낳는데 부화기간은 28∼30일, 알에서 깬 새끼는 어미가 물어다주는 곡식과 곤충을 먹고 자라다가 날개가 자라면 둥지 아래 물위로 떨어져 헤엄치며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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