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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컴퓨터 "MS 때문에 또 안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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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혀 업종이 다른 하드웨어 업체인 애플 컴퓨터의 천적(天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교육용 PC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애플 컴퓨터가 MS 윈도를 운영체제(OS)로 사용하는 저가 PC에 밀려 최근 몇 년간 시장을 잠식당했다고 18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엔 60%대에 달하던 애플의 교육용 PC시장 점유율이 그후 계속 떨어져 2001~2002년에는 31%까지 하락했다. 조지아주 클레이튼 카운티의 52개 학교가 이미 4년 전부터 애플 컴퓨터 구입을 중단했다.

특히 지난달 MS가 공개한 집단소송 해결책이 애플 컴퓨터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MS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을 무마하기 위해 1995~2001년간 윈도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모두 10억달러 이상의 자사 상품권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었다. 소비자들은 각각 5~29달러 상당의 MS 상품권을 받게 된다.

MS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도 상품권을 요청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경우 미신청 금액의 3분의 1은 MS가 가져가고, 나머지 3분의 2는 캘리포니아 소재 4천7백개 학교에 기부된다.

문제는 수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기부금이 돈이 아니라 주로 MS 상품이라는 점이다. 학교에서 MS 소프트웨어가 많이 사용될수록 애플은 교육용 PC 시장에서 점점 밀려날 수밖에 없다.

애플 컴퓨터는 "MS의 집단소송 해결책은 교육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려는 반(反)경쟁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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