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부 총무가 동서지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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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진오신민당총재는 당분간 의부와 완전 절연키로 했다. 그는 당 간부들도 만나지 않기 위해 지난번 대전근교에 셋집을 얻었으나 시골생활이 불편해서 5일만에 필동 가택에 돌아왔다.
그 대신 집에서 쉬면서도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우선 이달 말까지 신문도 읽지 않고 당 간부들을 만나지 않을 뿐 아니라 누가 찾아왔었다는 방문록조차 보이지 않기로 했다고 서태원 비서실장이 귀띔.
서실장은 이 사실을 지난 13일 유진산 부총재에게 알리고 당 간부들에게 전해주기를 부탁했는데 미처 모르고 필동에 찾아갔던 P의원은 2시간이나 기다려도 끝내 만나지 못하자 비서들에게 화를 내고 돌아온 일도 있었다는 얘기.
○…새로 바뀐 신민당원내 총무단을 맞은 15일의 여야협상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는 바로 굵직한 협상줄거리까지 내놓고 흥정을 벌였다.
김택수 공화당총무는 정해영 신민당총무와 악수하면서 『평소에 다져놓은 「프렌드쉽」을 발휘해서 국회정상화에 협조해 달라』고 입을 열었으며, 김재순 공화당대변인은 『유사시에만 나타나는 정의원에게 기대가 크다』고 했는데 신임 정총무도 『잘 좀 해보자』고-.
동서지간으로 여야 부총무직을 맡은 공화당의 김우경 부총무와 신민당의 김수한 부총무는 마주 앉아 『집안 일을 의논하듯 오순도순 일해보자』고도 했다.
○…김영삼「팀」에 이어 새로 들어선 신민당 총무단은 취임 첫날부터 서울시내 「뉴서울·호텔」 901호실에 전략본부를 차리고 대여협상대책을 마련하기에 분주하다.
의원총회에서 「상당한 재양권」을 받은 정해영「팀」은 14일밤 늦게까지 여야총무회담에 임하는 기본전략을 숙의했고, 15일부터는 철야로 협상조건에 관한 구체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그런데 부총무에 임명된 박한상의원은 첫날 모임에 잠깐 얼굴을 비친 후 일신상의 이유를 내세워 부총무직을 거부하고 15일의 여야총무회담에도 안나갔는데 그「일신상이유」에 대해선 갖가지 추측이 나돌기도.
박의원자신은 『부총무를 역임한바 있고 바쁜 몸이 되어 사양했다』고 말했지만 일부에서는 『새 총무「팀」의 협상방향에 반대한다』느니 『박의원의 출신구인 영등포에 새로 짓는 국회의사당 때문에 운영위원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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