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공부 예술상의 작가 이청준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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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젊은 작가들은 정치적·사회적·문단적으로 자기의 얘기를 자유롭고 선명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무지와 오해에 기인한「굴레」를 벗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젊은작가들의「참여정신」은 때로 반정치적인, 반권력적인 것으로 해석되고, 때로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되어 철저히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젊은 작가들의 활발한 움직임은 따라서 상당히 광범한 정신적 제약 속에서 움츠러드는 과정을 걸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몸부림치는 젊은 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인 이청준씨(30세)는 65년 단편『퇴원』으로「사상계」지의 신인상을, 67년『병신과 머저리』로 동인문학상을 받았었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이유로 발표가 중단된 장편『선고유예』와 중편『매잡이』『조율사』 등 3편, 단편『줄』『꽃과 뱀』등 30편으로 짧은 3년반의 창작 생활동안 많은 작품을 내놓고 있다.
광주서중과 일고에 다닐 때는 선우휘의『불꽃』을 좋아했으며 서울문리대 독문과에 다닐때는「토마스·만」을 즐겨 졸업작품도「토마스·만」의 음악성이 작품「플로트」에 어떻게 관련되나 하는 점을 다뤄봤다.
그는 자기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면서 『지금까지는 일정세대에 속하는 사람의 내부비밀, 영혼의·생존의 근거를 알아보고, 추구해 왔으며 이 때문에 외부조건·사회환경의 면이 비교적 약했는데 앞으로는 사회조건을 좀더 선명하게 함으로써 존재의 조건을 다양하게 변경시켜 그 변경된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존재형태들을 실험해 보겠다』고 말한다.
그와「68문학」동인인 김치수씨(문학평론)는 이청준씨의 작품을 평하면서『60년대의 젊은 작가들은 자기들의 분산된 노력을 동시대감으로 종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이청준씨는 토속세계에서 묻혀있는 것을 개인의 삶으로 환원시키려 노력하는 대표적 작가』로 설명한다.
신인예술상의 심사를 맡았던 안수길씨(작가)도 수상작『매잡이』가『한국적인 것, 토속적인 것이 현대적인 감각과 잘 연계된 깊이 있는 역작』이며『그는 우수한 작품만 내놓는믿을 수 있는 작가』라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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