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경비의 강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8일 전남완도남방해상에서 북괴무장간첩선에 의해 경찰경비정이 격침당하고, 어로중이던 민간인의 인명까지 피해를 본 긴급사태가 일어났다. 대간첩대책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희생자는 두 경관을 포함해서 7명에 달하고 있으며, 무장간첩선은 30내지 40「노트」의 속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우선 순직한 경찰관을 비롯해서 민간인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명하는 동시에 북괴의 만행에 대해 새삼 분격하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도서주변해상을 위시해서 모든 해역의 방위태세를 총점검하고 북괴의 해상침투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는 도서주변을 비롯해서 해안경비에 어딘가 허점과 이상이 있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것을 솔직히 시인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설혹 경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장비의 열세는 물론 통신연락 또는 관계군의 협동태세가 완벽하지 못했음을 시인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3면 해역으로서 2천4백여개의 도서가 산재해있다. 그중 남해에 있는 모든 도서는 임자도사건, 흑산도사건등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북괴의 무장간첩이 빈번히 도량하고 있는 곳이다.
대체로 이들 남해도서들의 주변은 취약해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이번 남해완도해상에서는 대낮에 무장간첩선에 의해 경찰경비정이 격침당했다는 것은 거듭 해상경비태세의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다.
북괴의 간첩선이 50t급의 중화기를 갖춘 시속40「노트」의 쾌속정인데 반하여 피격당한 경찰경비정은 기관포1문의 장비에다 시속7「노트」급의 소형정이었다고 하니, 이는 결코 대적의 비가 아닌 것이다.
해군과 경찰은 모든 해안을 봉쇄 도주한 북괴간첩선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건발생 즉시 간첩선의 소재를 파악하고 섬멸하지 못했음은 긴급사태에 대처한 통신연락 또는 협동작전태세의 결함이 있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사태와 더불어 해상방위를 위한 경찰함정을 비롯해서 해군의 쾌속정도입이 다시금 시급히 촉구되고 있다. 국방부당국은 올해 안에 고속포정(PGM)이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것은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해안선 9백마일, 연안과 경비해역 8만평방마일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함정도입은 시급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와 더불어 또 하난 깨우쳐야 할 것은 도서주변의 해상경비 강화를 비롯해서 낙도주민들에 대한 계몽 또한 적극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낙도는 간첩침투가 있기 쉬운 가장 취약한 도서로서 그 재민들의 반공의식앙양과 함께 경계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것이다. 이미 해군에서는 이동홍보선을 순항시키면서 적극 계몽에 나서고 있지만 그에 대한 강력한 정부정책과 국민의 협조 또한 요구되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상방위를 위한 모든 것의 재검토와 아울러 강력한 대책을 실천하여 이와 같은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