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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운영 시공사 가족지분 70% … 매출 440억, 부동산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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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검찰이 16일 전두환(82)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의 출판사인 시공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규모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시공사는 전 전 대통령의 가족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패밀리 기업’이다. 전재국(54)씨가 대표로 재직하면서 50.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차남 재용(49)씨, 삼남 재만(42)씨, 장녀 효선(51)씨 등 남매들과 재국씨의 부인 정도경씨가 각각 5.32%의 주식을 갖고 있다. 시공사는 지난해 기준 매출 440억원을 올린 출판사다. 서울 서초동 사옥과 경기도 파주 사옥 등 보유 부동산만 3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종합 휴양시설 허브빌리지는 재국씨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 당시 19살이었던 딸 수연씨와 부인 이름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연천 일대 땅(6만6200㎡)에 만들어졌다. 이 땅은 10년 새 10배 이상 올라 최소 170억원으로 평가된다.

 차남 재용씨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개발업체 비엘에셋 역시 재용씨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대표이사인 재용씨가 30%, 부인인 탤런트 박상아씨가 10%, 그리고 두 아들(각 20%)과 두 딸(각 10%)이 지분을 갖고 있다.

재용씨가 2008년부터 시가(120억~130억원)의 2배가 넘는 240억~250억원을 주고 구입한 서울 중구 서소문동 85번지 일대 건물 5채는 최근 세입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해 말 비엘에셋 측이 세입자들에게 3월 1일까지 건물을 비워달라며 보낸 임대 해지 통지서가 발단이 됐다. 세입자들은 향후 재개발사업 승인이 나면 보상금을 줘야 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한 수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남 재국씨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지난달 3일 공개한 조세피난처 4차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재국씨는 2004년 7월 28일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인 ‘블루 아도니스’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페이퍼컴퍼니 설립 시기가 문제가 됐다. 2004년 7월은 동생 재용씨가 차명계좌에 167억원의 뭉칫돈을 보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속 수감(2004년 2월)된 지 불과 5개월 지났을 때다. 전 전 대통령의 해외 은닉 재산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61)씨도 일가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 자주 등장해 은닉재산을 관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는 2006년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누나 이순자(74)씨의 이름으로 가등기돼 있던 경기도 정부 과천청사 인근 땅 2만6000㎡를 조카 효선씨에게 무상으로 넘겼다. 같은 해 경기도 오산의 땅 132만㎡를 시세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인 28억원에 재용씨에게 팔기도 했다. 재용씨는 이듬해 이를 400억원에 되팔아 37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민경원·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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