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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전『비구상부』신설파문|진통하는 미술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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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는 10월에 열리는 제18회국전에서 금년 처음으로 신설한 비패상부는 미술계에 새로운혼란과 파문을 일으킬 것 같다.
출품기간을 15일 앞두고 한결 술렁대는기미가 엿보인다.
추최자인 문공부는 서양화부를「구상」과「비구상」으로 갈라놓은데 불가하다고 간단히 생각하고 있지만, 국전내의 판도는 달라질것이며 이에 따르는 소용돌이에 부딪칠것으호 내다보인다.
서양화의 비구상분파는 그들 나름의 전시실과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만부와똑같은 자격으로 국전에 참가한다는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즉 패상부와 분가해 비패상부로 독립된 것이나 다를바없다. 문공부는 또「비구상」은「추상」과동의어라고 유권적해석을 내리고 1백호이내의「캔버스」에 그린 그림에 한한다고 못박음으로써 기성이든 신진이든 서양화가만의참가를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공부의 이같은해석에 대하여미술계는 각기제나름의 이견을제기하고 있다. 특히 동양화와 조각분야의 반발은 심한편.
「비구상」혹은「추상」이란 용어자체도 해석이 구구하며 심사위의 구성에 대해 날카롭게 주시하고있다.
예술은회원이며 미협이사장인 김인승씨는『비구상부의 신설이나 그 내용에 대해 공적이든사적이든 자문을 받은바 없어 매우 애매하고 궁금하다.』고 말하면서 23일 문공부와 따지기로 했다고 예술논의 결의사항을 전한다.『국전은 국민의 세금으로 여는 행사인만큼 이에관계되는 공적 기관내지 인사들로부터 광범하게 공청했어야 하며 현재로선 오히려 문란할 우려가 있다』는 것은 동양화가 서세옥씨의 주장이다.
비구상부의 귀추에 대해미술계가 궁금하게 어기고 또 우려를 표하는 것은 문공부가 그동안 구체적인안을 발표한 적이없으며 사실 추상적인 생각에서 추진하고있다는데 있다. 문공부의 국전 관계관들은 상식적으로하면 될거라는 얘기. 그러나 이해가 직접관련된 미술인들은 추상의한계와 전위조형미술품의 처리및심사위원의 구성등에걸쳐 까다롭게 따지고있다.
첫째 구상과 비구상의 한 개이다. 문공부 중무자의 해석에의하면 구상은『사실』비구상은『추상』형태의유무로 판별하리라한다.
그런데 홍대이마동학장은구상부의 범위를『사실 (또다른것이지만)로부터「피카소」「마티스」의 그것까지를 포함한다』고 말하고 추상부는 전혀 형태를 갖추지않은 것을 가리킨다고테두리를 잡는다.
이에비해『현대화는 다추상작품』이라고 하는 남관씨는『형태가 있어도 내면적인 것을표현한 작품, 즉「마티스」같은 감각적인 사실은 추상화에 넣고 봐야하다』그 다짐한다.
다만「사실」「구상」「추상」이니 하는 용어들이 우리나리에서 올게 쓰이고있느냐는데 대해선 한결같이 의문을 표한다. 아직 이땅의 풍토에서 정의된 일이없으며 정착이 안돼 있다는 말이다.
둘째 동양화와 조각부문에 추상부를 따로 두지않을바에는 현재의 비구상부에서 모두 포괄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이마동씨는『미국이나「쌍파올루·비엔날레」나 별의별것을 다 내놓고있는데 기왕 추상부를 둘 바에는 새로운 실험단계에 있는 작품을 다 여기서 취급해야만발전이 있겠다』면서조각이든 공예이든 동양학든 그계열의 작품이면 안받아들일 이유가없다고덧붙인다.
미술평론가 유준상씨 역시「형식적인 구분이 아니고 좀더 섀로운 일을 하는 사람을 광범하게 포섭해야하며 입체적작품등 신조형을 다루지 않을수 있느냐』는 견해.
그런데 추상부가 이같이 광범하게 포괄할때 국전8개 부문에서 가장 비대할부가 필 가능성이 짙다. 기존 서양화부에서도 여기에 들기 원하는 출품자가 절반이상될것으로 내다보이며다른 부문에 가담자등으로 해서 굉장한 숫자가 될것으로 보인다.
셋째 심사위의 구성문제이다. 추상의 한계를 짖지 않고는 심사위원의 선정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양화가 변종하씨는『구상·추상하는 구분은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이지만그렇다고 추상을 무제한으로개방할수도 없으니까 추천작가에 한해서 심사원을 선정할밖에없지않느냐』고 말한다.
그런데 재야의 작가들은 신설된 비구상부에 참여할자격을 요구하고있다. 만약 동양화나조각의 일부까지를 포괄할 경우에는 그의 해당하는 추천작가도 이에 참여하기 않을수 없는형편이다.
금년도 국전을 앞두고 미술계에서는 명분과 이권을 앞세워 이의가 배출하고 있으며 어떤강력한 요구나 심사거부등 소동이 있으리라고 보는 이도 있다. 그래서 미술계는 금년을 계기로 미술운동에 대한 새로운 검토와 발판을 굳혀갈것으로 내다보인다. <이종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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