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의 동·서 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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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부카레스트 3일 UPI동양】2일 「루마니아」를 방문한 「닉슨」미국대통령은 성조기의 물결속에서 1백만 「루마니아」시민들의 열광적 환영을받았다.
수많은 남녀 그리고 어린이들은 「닉슨」대통령의 「모터케이드」를 보려고 거리로 뛰어나와 미국기를 흔들면서 환호성을 지르며 몰려들었다.
수많은 소녀들이 「닉슨]대통령과 그의 부인에게 빨간「글라디올러스」를 던졌다. 고층「아파트」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떼를지어 「발코니」에 나와 아래로 지나가는 「모터케이드」 위로 꽃을 던지며 환호성을 질렀다.
「닉슨」대통령과 「루마니아」국가평의회의장「차우세스쿠」는 무개「리무진」에 나란히 서서 손을 흔들면서 때론 팔을 내밀어 군중의 환호에 답했다. 군중의 수는 점점 늘어나「모터케이드」의 속도는 느려지고 시장근처에서는 진행을 중지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차에서 내린 「닉슨」대통령과 「차우세스쿠」는 수천명의 군중에 둘러 싸였으며 군중들은 『「닉슨」만세』를 외쳤다.
「닉슨」대통령은 이곳에서 30분동안 가정주부·농부·고기장수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는데 이들은 「닉슨」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려고 심지어는 그의 몸에 피부라도 맞대보려고 애를 썼다. 한 젊은여인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달려들어 「닉슨」대통령의 두뺨에 「키스」를 퍼부어 당황케 하기도 했다. 푸줏간의 고기장수가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다가 손에 피묻은 것을 알고 이를 앞자락에 씻으려했으나 「닉슨」대통령은 괜찮다면서 그와 기꺼이 악수를 나누었다.
비밀경호원들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드는, 심지어 울기까지 하는 군중으로부터 시종 미소를 짓는 「닉슨」대통령을 빼내오느라고 진땀을 흘렸다.
「모터케이드」가 가는 곳마다 군중의 수는 몇겹으로 늘어났다. 한 박물관에 이르렀을땐 「루마니아」의 전통적인 민속「댄스」가 벌어졌는데 「닉슨」대통령과 「차우세스쿠」는 「트랜실베이니아」의 옷자락이 물결치는 군중속에 뛰어들어 팔을 마주잇고 3분동안 같이 「훌라」춤을 추었다. 춤이 끝나자 군중들은 「닉슨」대통령을 완전히 포위, 어떤 어머니들은 아기를 「닉슨」대통령앞에 내밀었으며 소녀들은 그에게 꽃을 안겨주었고 여인들은 「키스」를 퍼부었다.
「닉슨」대통령이 도착한 2일밤엔 수많은 「루마니아」군중이 비를 맞으며 그를 환영, 그는 비를 무릅쓰고 배워둔 「루마니아」말로 『「루마니아」만세!』를 외쳐 주기도 했다.
「루마니아」인들의 이같은 환영에 감격한 「닉슨」대통령은 「차우세스쿠」를 위해 서독 「비스바덴」으로부터 미공군악대를 불러오는등 영빈관에서 고별 오찬회를 열고 「플로리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공수된 능금과 과일로 대접했는데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축소를 요구한바 있는 「차우세스쿠」는 『우리가 조약을 가져야 한다면 그것은 음악을 위한 조약이어야 할것』이라고 농담, 「닉슨」대통령은 『음악이야말로 전쟁이 아니라 평화의 언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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