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탈 때 어디 앉아야 가장 안전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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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꼬리 부분이 충돌한 7일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에선 뒷좌석에 단체로 앉은 중국인 승객의 피해가 컸다. 숨진 중국인 10대 소녀 2명도 마지막에서 두 번째 줄인 41열에 앉았다. 이는 비행기 사고 시 일반적으로 비행기 꼬리 인근이 안전하다는 통설을 뒤집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행기 충돌·추락 사고 때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자리가 있을까.

 사고의 유형에 따라 충격을 받는 부분과 손상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좌석이 가장 안전한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확률적으로 보다 안전한 자리는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또 사고 전후 몇 분 동안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에 따라 삶과 죽음이 갈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25년간 위험 상황에서 인간의 행동을 연구해온 영국 그리니치 대학 에드 갈레아 교수는 6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에서 “가능한 한 출구 가까이 앉는 것이 좋다는 것이 통용되는 규칙”이라고 말했다. 갈레아 교수가 100건 이상의 비행기 사고를 분석한 결과 비행기 사고의 생존자들은 대부분 비상출구 주변 5줄에 앉은 승객이었다. 일반적으로는 뒷좌석이 안전했고, 창가 자리보다 통로 좌석 승객 생존율이 높았다. 미국 CNN도 1971년부터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비행기 사고를 분석한 파퓰러 메카닉지를 인용해 꼬리 부분에 앉은 승객 생존율이 일반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왜 비상출구 가까이 앉는 게 좋을까. 비행기 사고에서 추락의 충격을 견뎌내는 것 이상으로 신속한 탈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차 충격을 받은 비행기는 엔진 등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화재가 나면 질식해 빠져나오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출구 근처에 있는 것이 생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미국 웨인주립대학 신디 버 교수 등이 지난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 소노라 사막에서 실시한 보잉727 추락 실험에서 나타난 결과도 통설과 일치했다. 항공 전문가들과 디스커버리 채널이 4년간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비행기에 테스트용 더미(인형) 108구를 다양한 자세로 배치한 후 추락의 충격과 생존 가능성을 측정했다. 비행기가 앞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동체 착륙한 이 실험에선 1~7줄 승객 대부분이 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비상출구 인근 5줄 승객의 생존 가능성은 높았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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