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공국경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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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3일 정통한 소련공산당소식통에 의하면 중공군정규부대들이 신강-「카자크스탄」지구의 중·소국경을 월경하여 소련영토 약62평방km를 10일이상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국경분쟁은 1960년6월 신강성에서 발생한이래 1966년12월「아무르」강(흑룡강)에서의 충돌, 지난 3월2일「우수리」강「다만스키」섬(진보도)에서의 충돌등으로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있으므로 전기한 보도는 결코 놀라운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3월의「우수리」강충돌은『「우수리」사변』이라고 할만큼 보통이아닌 심각한 사건이었다. 양측이 3백여명의 사상자를 냈음은 물론 포격전이 벌어졌다는것은 종래의 국경충돌과 현격히 다른점이었으며 그이래 중·소전면무력충돌의 위기는 급진하고있는것으로 간주되었다.
이번 신강성 지구에서 중공군이 소령을 점령했다는 보도는 공식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나 중·소간의 적의와 증악가 이미 비등점에 달했기때문에 이 사건의 귀추는 매우 주목을 끈다. 중·소의 현정권은 국경분쟁이 전면전으로「에스컬레이트」하지않도록「브레이크」를 걸지도 모르지만 우발적인 폭발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4월의 중공구전대회와 오는 6월 소련이 추진하고 있는 세계공산당회의를 앞둔「타이밍」에 비추어 최근의 국경충돌은 일반적으로 중공이 계획적으로 조성한것으로보고 있다. 중공의 구전대회는 소련비판과 반소투쟁에 중점을 둔 일종의「이데올로기」회의였으며 모·임정권의 지배기반을 강화하기위한 대회였다.
모·임정권의 강화와 반소투쟁은 불가분의 관계에있으며 중공의 반소「매키어벨리즘」은 구전대회이후 더욱더 강화될 것이다. 그에따라 소련의 대중공봉쇄정책도 강화될것이며 중·소국경분쟁이 앞으로 세계정치지도를 변모시킬 축심이 될지도 모른다는것은 결코 근거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
중·소국경분쟁의 격화와 더불어 공산권의 통일과 단결이 붕괴되는 한편 중·소각기 그 고립을 면하기위해 서방에 대한 정책을 유연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모른다. 대국적으로볼때「이데올로기」로서의 공산주의가 후퇴하고 공산권이 지리멸렬 분열되고 있음은 자유세계의 유리한 정세전개로 보아 무방하다.
그러나 공산권에서의 통일전선봉괴를 반드시 그렇게만 생각할 수는 없다. 북괴가 중·소분쟁 또는 미·소간의 평화공존과는 관계없이『자력무장혁명계획』아래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을 격화시키고있는 것은 우리가 크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중·소분쟁의 격화와 때를 같이하여 소련의 대북괴유인공작이 활발해지고 있는것도직시해야할 일이다. 소련방 최고회의간부회의장「포드고르니」가 최근 북괴를 방문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련이 북괴를 유인하는 대가로 북괴에대한 지원과 협조를 강화할것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중공의 주적이 소련이며 소련의 주적이 중공으로 그들간의 적대적인 대결이 지속하더라도그것만을가지고지나치게낙관해서는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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