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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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소장 동양화가 부부인 하태?·강재순 양씨가 3∼9일 신문회관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 이들에 있어 첫 개인전이자 첫 부부전. 하씨가 4O점, 강여사가 25점을 출품했다.
둘이 다 비슷한 산수화조를 하고 있어서 동업부부일뿐 아니라 동색부부. 작품에 나타나는 소품 취미마저 한자리에 어울리는 느낌이다. 다만 이채로운 것이라면 동양화기법으로 유화의「마티에르」를 노린 하씨의 50호 남짓한 4폭그림. 물론 그것은 아직 외도에 속하는 경지이지만.
하씨의 이번 작품은 시원한 공간위에 굵고 묵직한 흑선을 틀어 산악의 장엄을 표현하려는데 치중하고 있다. 기법 그 자체는 참신할 것이 없지만, 무딘 가운데에도 계절을 담고, 의미를 살리려 하는 노력은 높이 사야할 것이다. 다만 대담한 구성을 꾀하는 한편에는 하찮은 부분에 대해서도 정신을 가다듬는 침착이 그에게 아쉽다. 즉 자기 나름의 체취는 오히려 그런 차분히 제작된 작품에서 촉감된다. 특히 건물에서 드러나는 어름어름의 선은 그것이 동양화에 관한한 기본적인 허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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