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업은 외교마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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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나토」가맹국인 「이탈리아」가 중공승인을 결정하게된 배경에는 국내및 외교·통상정책상의 이유가 작용한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적으로는 작년12에 성립된 중도좌파정권의 여당인 사회당좌파의 대정부비판은 여전히 치열하고 교통파업·학생소동등의 불안요인의 돌파책으로서 전적으로 새로운 하나의 정책을 표방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탈리아 중동승인결정의 속셈>
64년부터 시작된 「이탈리아」의 대중공무역의 증대는 정치적으로 더욱 큰의미를 갖게되어, 중공의 문화혁명이 수습단계에 들어선 현재, 통상면의 비약을 초래하기 위해서는 정치면에서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게 되었고 중공승인을 계기로 이의 자주적인 외교정책의 전개가 요망되었던 사정이 중공승인결정의 배경으로 생각된다.

<교역량 세계7위>
「이탈리아」의 대중공 수출입은 중공과의 교역국으로서는 제7위를 차지하고있어 백이의 서독 「프랑스」「캐나다」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다.
통상면에서만 보더라도 이의 중공승인 결정은 무역상의 경쟁자인 백·서독·불에는 절실한 영향을 줄것이 예상된다.
월남전이 종결방향으로 기울어지면서 바야흐로 국제적인 「담합」의 분위기가 익자 「캐나다」와「벨기에」도 이에 이어 즉각 중공승인을 진지하게 고려하게 되었다. 이밖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중공과의 국교를 요망하는 일부 여론이 있는 호주도 종래의 정경분리정책을 진일보시켜, 정치적인 자세도 경제적인 자세와 보조를 일치시키는 독자적인 외교·무역정책을 추구할 여지가 커지고있다. 이렇듯 중공을 승인하지않은 이른바 중간적인 입장의 서방국가들에, 이번 이의 중공승인결정이 미칠 영향은 크다.

<중국과 단교불변>
중공은 이가 두개의 중국을 승인하는한 이의 수교제의에 응하지 않을것이며, 이로서도 중공·자유중국 쌍방과 명확하지못한 엉거주춤한 관계를 지속하려 하지않을것이다.
이의 중공승인 결정이 자유중국과의 단교로 발전되면 「유엔」에서의 이의 대중공정책도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이가 대중공승인을 공식발표하는 경우엔 자유중국과의 관계는 희생을 각오하고 나오는 조처이겠지만 이가 먼저 단교하는것은 피하고 자유중국측으로서도 이의 수교제의에대한 중공의 수락을 일시적이나마 저지하기 위해, 먼저 단교선언하는 것을 피한다면 이와 중공과의 수교에는 적지 않은 곡절이 예상된다.

<나토불협화 우려>
그러므로 중공은 이번 이의 접근도 결코 무시하거나 소극적으로 다루지는 않을것은 충분히 예견되며 이 기회를 이용, 그동안의 쇄국의 탈출구로 삼아 외교적인 고립을 탈피할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가장 염려하는것은 「나토」와 「시토」(SEATO)의 맹주격으로서 이들 가맹국의 보조가 흩어지는것이다. 더우기 이번 이의 움직임이 미국내 진보파들의 중공승인의 소리를 더 높이게되면 『「아시아」로부터 국내·「유럽」중심』으로 전환하는 외교의 기본노선을 밝힌 「닉슨」으로서는 「아시아」로 되돌아서지 않을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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