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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길 참변|아비규환 영하의 건널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7명의 생목숨을 앗아가고 60여명에게 깊은 상처를 준 만원「버스」와 열차충돌참사는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올들어 맨처움 큰사고가 빛어진 시각은 어둠이 완전히 내려깔린 하오8시48분-. 서울 휘경동 건널목에서 열차와「버스」가 충돌하는 순간 사고현장은 수라장으로 변해 다친 사람들의 울부짖음과 지나가던 주민들의 놀라서 웅성거리는소리속에 토막난 시체와 흩어진 신발들이 보는 사람을 끔찍하게 만들어 놨다. 불타는 차바퀴아래 깔린채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부상자의 얼굴이 불붙는 불빛에 더욱 두드러져 보였고 가족을찾는 사람들과 5백여명의 주민들은 현장에서 병원에서 달음질치며 안부를 묻는데 밤새는줄 몰랐다.

<사고현장>
가로등하나없는 80여미터의철로변사고현장에는 산산조각이난「버스」의유리창 바퀴 의자 쇠뭉치등과 사람의 설점 승객들의 소지품등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고, 『사람살리라』는 부상자들의 고함소리가 차가운 영하의 밤하늘을 메웠다.
참사소식을듣고 달려온 유가족 부상자가족들은 그틈을 헤치고 가족들의 이름을 부르며 아우성. 열차승객들도 이 엄청난 참사에 놀라, 모두 기차에서 내렸으며 젊은이들은 부상자들을도왔다.
열차에 받혀 50여 미터나 밀려갔던 「버스」는 열차가 후진하자 기름「탱크」가 폭발, 형태조차 찾기어렵게 됐으나 소방차 2대의 급거출동으로 불은15분만에 꺼졌다.
「버스」는 기중기의 동원으로 이날밤10시35분쯤 철길옆으로 옮겨졌고 밤10시45분 사고열차는 청량리역으로 들어갔다.

<사고원인>
서울영1-1606호「코로나」운전사 박부언씨는 「버스」가 내려진 차단기를 들이받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일단 「버스」의 잘못으로결론을 내린 경찰도 차단기의 접촉부분만이 부러져있고 중심부분은 아무런 훼손도 입지않았다는점을 중시, 혹시 차단기가 안내려져있었는지 하는 점도 수사하고있다.
9일상오 서울시는 서울 휘경동건널목에서 충돌사고를낸 안성여객자동차주식회사(대표 이천봉)에대해사고원인을 조사, 「버스」의 과실로 밝혀지면 도로운송법과 자동차운수사업법을적용, 면허취소나 노선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사고를낸「버스」는 지난62년에 하동환자동차공장에서 조립, 지난해 갑·을종 정비검사까지끝낸 차여서 「브레이크」고장을 일으킬만큼 낡은 차량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현재로선「버스」측의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안성여객은 문화촌∼중랑교간 (41대), 문화촌∼면목동간 (20대)등 모두2 개노선에 61대가 운행하고있는데 이 「버스」들이 모두 휘경동건널목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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