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숙제남긴 「원칙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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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시선거원칙에 합의한 11일밤의 8인여야대표회담은 위험한 고비를 몇번이나 넘기면서 「칠전팔기」했다.
네시간반이나 회담이 계속되는동안 유진오신민당대표는 몇번이나 퇴장하려는 것을 가까스로 붙들어 앉히고 공화당대표들도 의회장을 드나들면서 『깨져도 할수없지 않느냐』고 침통한표정을 짓곤했었다.
결국 정치적 안정보장책은 시한없이 계속 논의한다는 조건을 붙여 동시선거원칙에 합의했고 그「조건」은 보기에따라 동시선거「원칙」보다 더어려운 문제이기때문에 이날의 합의는 「정적」인 듯한 인상.
앞으로의 협상기한에 대해서도 신민당의 김영삼총무는 『연내에 이루어질것』이라고 기대를했지만, 공화당의 김진만대표는 『정치풍토개선이 서둘러서 될 문제냐』고-.
○…경찰관직무의 특수성을 살리기위해 국가공무원법의 예외로 마련된 「경찰공무원법안」은 국회에 제출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많은 예외를 남겼다.
지난7일(토요일) 법제처심의에 넘겨진 이 법안은 이례적으로 휴일 심의를 강행했으나 몇가지 점에서 내무부와 총무처의 의견이 맞서 10일하오 박대통령주재의 정부·여당 연석회의에서 초정한 뒤 이례적으로 차관회의도 거치지 않고 곧 국무회의에 넘겼던 것.
국무회의 심의에서도 조정된 의견이 조문화하지 않아 이례적으로 조문 손질을 관계장관에게 맡긴채 통과.
11일 상오 중에 부랴부랴 조문화를 끝낸 법안은 이날하오에 마침내 병결중인 총리의 부서를 공관에까지 가서 받고 대통령의 결재를 맡아 국회에 냈는데 그나마도 법안은 12일 아침에야 보완되고.
○…11일 하오 대법원의 나주지구 선거무효판결로 이호범의원(십오구)이 의원직을 잃게되었다는 소식에 공화·신민·십오구에는 희비의 감정이 엇갈렸다.
재빨리 국회기자실에 나타난 신민당의 송원영대변인은 『나주지구의 선거무효판결은 만시지탄은 있으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성명을 내는가하면 당사에 몰려온 선거낙선자들은 새로운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식구가 또 하나 줄었다』는 십오구의 표정은 마치 상을 당한것 같았는데 이동원총무는 『평소에 이의원은 자기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만만했는데…그렇게되고 보니 뭐라할말을 모르겠다』고 우울해했다. 동료의원들은 선거구에 내려간 이의원을 만나지못한채 재선거에 출마를 하는것이 좋겠다느니, 그러기위해 공화당이 그를 입당시켜 공천해주어야 하지않겠느냐는 얘기로 걱정들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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