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약 아세요] 동남아·아프리카 여행 하루 전부터 복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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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의 말라리아 예방약 ‘말라론’.

고온 다습한 여름은 모기의 계절이다. 모기는 말라리아 같은 질병을 퍼뜨리는 매개체다. 말라리아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면 말라리아 원충이 모기 침샘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온다. 말라리아 원충은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다가 간에서 성숙·번식한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오한·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빈혈·구토 증상이 나타나다가 간 기능이 떨어지면 황달·간부전으로 악화된다. 만일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방문한 뒤 1~2주 이내에 이유 없이 열이 난다면 말라리아를 의심해야 한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24시간 이내에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

열대열 말라리아 98% 이상 예방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1만 명 이상이 해외여행 도중 말라리아에 감염된다. 이중 열대열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의 1%가 사망한다. 태국·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은 말라리아 위험지역이다. 이 곳을 방문하는 여행객 역시 말라리아 감염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동남아·아프리카 등 말라리아 위험 국가로 여행을 간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모기를 완벽하게 막기란 어렵다. 이럴 땐 말라리아 예방약(말라론·GSK)를 미리 복용한다.

말라론은 몸 속에 들어온 말라리아 원충의 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줘 사멸시킨다. 말라리아 원충이 성숙·분열하는 것을 억제해 말라리아를 예방한다. 사망률이 높은 열대열 말라리아를 98% 이상 예방한다.

여행 하루·이틀 전부터 일주일 정도 복용

약효 역시 뛰어나다.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와 달리 두 종류의 약성분을 함유해 내성 발현이 적다. 동남아 지역에서 유행하는 열대열 말라리아 일부는 클로로퀸·메플로퀸에 내성을 갖고 있다. 이미 내성이 있는 말라리아 모기에 물리면 예방약을 먹어도 예방 효과가 없다.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에서도 클로로퀸·메플로퀸 내성 지역에서는 말라론을 1차 예방약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복약 편의성도 좋다. 말라론은 여행 하루전부터 여행 기간을 포함, 여행이 끝난 후 일주일 정도 복용한다. 약효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일정한 시간에 맞춰 복용한다. 우유나 음식을 먹을 때 하루 1알씩 먹는다. 만일 약을 먹고 1시간 이내에 토했다면 다시 먹는다. 반면 기존 치료제는 여행 1~2주전부터 복용을 시작해 여행 후에도 한 달 가량 약을 먹는다. 복약시기를 놓치면 예방효과가 떨어져 주의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전국 보건소나 종합병원, 해외여행 클리닉 등에서 처방받을 수 있다. 이때 방문 예정지역의 말라리아 유행 정도와 내성 여부 등을 확인한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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