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과 괭이에 「회개의 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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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제주도 어승생=손석주 기자】어승생 30개 임시막사에 수용된 2백10명의 취역자들은 25일 상오 깊이 1미터, 너비 60센티, 길이 5천7백미터의 도수로를 뚫기 위해 팽이와 삽을 들었다.
어승생은 제주시 서남쪽 15킬로, 해발 1천1백73미터의 한라산 중턱인데 온통 고사리로 뒤덮였고 1년생 나무가 몇 그루 서 있는 화강암 지대이다. 밤에는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가 난로를 피워야 하며 11월이 되면 눈이 내리는 곳이다.
14일 하오 수용자들은 중대·소대·구·조 편성을 마치고 중대장(김윤배·36) 소대장·구장·조장을 스스로 선출, 자치적인 내무반 체제를 갖췄다.
어승생 수용소에는 천막, 선조망, 난로, 식당, 우체통, 임시진료소(의사 1명·남자간호원 2명) 「앰뷸런스」1대 등이 마련됐는데 「앰뷸런스」는 건설부에서 마련한 것이다. 취역자들의 일당은 2백80원인데 이중 식비가 96원, l일 8시간 노동을 지키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면회가 된다. 취역장 경비는 제주 경찰국 제1과 경비 중대 60명이 맡기로 됐는데 현창협 경비 중대장은 앞으로 억울한 사람이 있으면 개별진단을 통해 상부에 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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